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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교회의 대처 방안

 

이은일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최근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 세포 연구의 계속된 성공으로 인해 정부와 매스컴은 노벨상 수상에 가까운 연구라고 극찬한 반면, 기독교생명윤리협회(창조과학회 등 다수의 기독단체가 소속되어 있음) 등에서는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 성명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과학을 모르면서 나서지 말라, 가족 중에 난치병 환자가 있다면 그렇겠느냐,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인데 그럴 수가 있느냐는 등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비난의 배경에는 인간 배아를 생명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세포라고 생각하고 있는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가 있다. 기독교 신자 중에도 이런 비난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한 황우석 박사에 대하여 매우 높이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황우석 박사 신드롬이 한풀 꺾인 상황이지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앞으로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깊게 기도하며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문제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는 배아가 생명이냐 아니면 세포덩어리냐는 논란에 대해 과학적인 입장, 둘째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성체줄기세포 연구 등 다른 연구에 비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 셋째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기독교 입장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분석, 넷째는 한국 교회가 이런 상황에 대하여 왜,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1. 배아가 생명인가 세포덩어리인가?

 

  수정란부터 인간이 되는 발생과정은 연속적인 과정이며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발생과정이란 수정란으로부터 인간이 되는 전체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처음에는 세포덩어리처럼 보이던 것이 정교한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해 한 인간으로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과정은 일단 수정란이 발생 과정에 들어가면 멈출 수 없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단지 외면적인 형태를 가지고 생명이다 아니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발생과정이 철저하게 이미 프로그램화 된 유전정보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무시하는 것이다. 수정란이 다른 세포와 전혀 다른 것은 발생과정에 들어가 바로 인간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세포도 분열하지만 세포일 뿐이며, 수정란은 세포가 계속 붙어 있는 상태에서 분열하면서 각각의 세포가 인간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신비한 과정을 밟는 것이다.

  발생 14일 이내의 인간 배아를 실험적인 목적으로 죽이고 그 안에 있는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배아가 생명이 아니라 세포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일부 과학자들이 하고 있다. 14일 이전의 배아가 인간 생명이 아니라는 주장은 배아가 아직 인간의 형태를 갖추지 않았고, 배아에 선이 생기기 전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다. 그러나 배아의 선이 14일 전후로 생기지만, 14일이라는 것이 임의적인 것이지 연속적인 발생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정해 생명이다 아니다를 나누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른 주장들을 하는데 인간 생명은 착상이 되어야만 되는데 착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명이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 복제 방법으로 만들었을 경우 정자와 난자로 만든 것이 아니고 세포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세포이지 생명은 아니라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주장은 발생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거나 대중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생긴 것이다. 우선 복제방법으로 인간배아를 만드는 것이 정상적인 수정을 통해 인간배아가 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아니면 같은지를 알아보자.

 

복제수정란도 수정란과 동일한 생명이다

  복제방법의 핵심은 핵치환이다. 즉 난자와 체세포의 핵을 이용하여 수정란과 같은 형태의 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정상적인 발생과정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서 수정란이 되고 이것이 계속 분열하여 한 개체가 만들어진다. 복제방법을 이용하려면 계속 분열할 수 있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이미 온전한 유전정보를 가진 체세포의 핵을 그 난자에 삽입해야 한다. 즉 복제방법은 세포를 넣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핵을 넣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난자라는 발생과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하드웨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자와 난자를 이용하여 정상적인 수정란이 형성되는 것 대신에 수정란과 같은 형태의 복제수정란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복제수정란은 정상적인 수정란과 똑 같이 발생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과학자들은 핵치환을 잘 해서 복제수정란을 만들고, 이것이 분열하여 발생과정에 들어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복제방법이 정자와 난자를 이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명이 아니라는 주장은 복제수정란이 발생과정에 들어가 인간이 되는 과정을 애써 외면하면서 대중을 현혹하기 위한 거짓 주장에 불과하다.

 

자궁에 착상이 일어나기 전에도 수정란은 생명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핵치환 방법을 통해 복제수정란을 만들어 발생과정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잉여수정란을 이용하는 것이다. 복제수정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의 난자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핵치환 실험을 해서 복제수정란을 만든다. 잉여수정란은 불임 부부들의 난자와 정자를 채취하여 실험관에서 수정시킨 후 보관하고 있던 것 중에서 불임부부의 불임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고 남은 것들이다. 복제수정란, 잉여수정란 모두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위치에서 난자를 인위적으로 밖으로 뽑아낸 후 발생과정에 들어갈 수 있는 수정란이 되게 한 것이다.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발생에 들어가면 5일정도 지나면 자궁에 착상하도록 되어 있는데, 복제수정란과 잉여수정란은 자궁에 착상할 수 없도록 과학자들이 인위적으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자신들이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자궁에 착상할 수 없기 때문에 생명이 아니라는 주장은 자기 모순적이다. 처음부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수정란이든, 복제수정란이든 일단 발생과정에 들어간다는 것은 인간이 되는 길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이 되는 길을 가는데 처음부터 자궁에 착상할 기회를 없애놓은 것은 인간 생명의 존엄서을 무시한 행위이다. 잉여수정란의 경우 어차피 없앨 것인데 실험에 사용하여 인류복지에 공헌하자는 주장은 일면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냉동된 상태로 수정란이 있는 것과 일단 발생과정에 들어가 인간이 되는 길로 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배아줄기세포 실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수정란이 발생과정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인간으로 가는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제수정란의 경우는 핵치환이 실패하면 발생과정이 진행되지 않지만, 핵치환이 잘 이뤄지면 발생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발생과정에 들어간 복제수정란도 정상적인 수정란과 같이 인간이 되는 길로 가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복제수정란을 만들어서 발생과정에 들어가도 인간이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배아줄기세포 실험을 합리화하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 배아줄기세포 실험이 잘 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발생과정을 거쳐 줄기세포가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제수정란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한다는 것은 핵치환을 이룬 복제수정란 중에 발생과정에 들어가는 정상적인 수정란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복제수정란을 만드는 이유는 배아줄기세포 실험을 하거니 인간 복제를 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 복제에 대하여는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는데 합의를 보았지만, 배아줄기세포 실험이 활성화될수록 인간복제의 위험은 증가될 수밖에 없다. 인간이 되어 가는 배아를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어떤 사람에게도 없으며, 인간복제의 위험,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배아복제실험에 대하여 관대한 입장이나 찬양하는 입장에 서는 것은 매우 잘못된 지식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2.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정말 난치병의 구세주가 될 수 있나?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배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부터 출발한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반대성명이 나왔을 때 난치병을 앓고 있거나,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은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기독교계를 비난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진정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를 판단하기 전에 인간 배아가 생명이라는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배아줄기세포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간 배아가 인간 생명이라는 것을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는 생명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희생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난치병 환자 한명 한명의 생명이 존엄하고 귀한 것처럼 어떤 누구의 생명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비록 아직 인간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배아일지라도 인간이 되는 생명을 죽일 권리는 누구에게도 있지 않은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간 생명을 희생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배아지만, 그 다음은 태아가 될 것이고, 그 다음은 인간이 될 것이다.

  사실상 지금 배아의 생명을 무시하고 있는 배경은 이미 인간의 형태를 갖춘 태아도 낙태 수술 등을 통해 죽이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 때문이다. 어머니 자궁 속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하면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아직 형태도 갖추지 못한 배아를 죽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더욱 배아 생명의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배아 생명의 존엄성을 인정할 때 태아 생명도 더 존중될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은 질병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과학적인 연구의 길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한 생명을 죽이는데 의지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노력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배아줄기세포 연구만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니며, 유일한 길이 될 수도 없다. 또한 병을 치료하는 노력뿐 아니라, 병을 예방하고, 병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재활의학 등을 통해 해결하도록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배아줄기세포 연구 하나를 통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장단점

  줄기세포에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외에도 탯줄의 피(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도 있지만, 배아줄기세포와 같이 배아 생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체줄기세포처럼 기존의 조직 등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를 비교하는 것이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한다고 하면 줄기세포 연구 모두를 반대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줄기세포라는 것은 다른 세포들을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는 "세포 공장" 같은 세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포가 많이 손상된 환자들에게 줄기세포를 주어서 새로운 세포들이 생기게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에 "배아"의 생명을 죽이면서 하는 방법이 있고, 우리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성체줄기세포"라고 하는데 골수를 비롯하여 피부 등 각 조직에서 추출할 수 있는데, 골수에 있는 줄기세포가 주사기로 뽑아내기 가장 쉽게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배아의 줄기세포는 분화가 되기 전이기 때문에 모든 세포와 조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난치병 환자에게 적용하여 필요한 세포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성체줄기세포는 이미 분화된 세포이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어 내는 세포 이외의 세포를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여 필요한 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장점과 단점은 도리어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는 원하는 세포와 함께 암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성체줄기세포의 경우는 도리어 엉뚱한 암세포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신경이 절단된 동물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여, 배아줄기세포가 신경 세포가 되도록 하여 신경이 이어지도록 하는 실험을 일부 성공하여 유명해지기는 하였지만 암세포가 함께 생성되는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배아줄기세포의 어려운 점은 어떻게 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하여 원하는 세포로 가게하고, 다른 길로는 가지 않게 하는 것인데, 이런 분화를 조절하는 연구는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동물실험을 통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검증되지도 않은 것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성급하게 시작하였기 때문에 치료 효과에 대하여 환자와 의사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달리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동물실험 단계를 지나 사람에게 적용하는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심장질환의 경우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진행되었으며, 뼈 등의 손상된 부위에서 골수세포가 자라도록 하는 연구도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체줄기세포를 새로운 다른 세포로 변화시켜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윤리적인 문제도 없고, 암세포로 변화되지도 않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연구가 이미 시작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3.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반응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기독교계 입장에 대하여 사회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 중에는 배아가 생명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또는 난치병 치료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라고 오해해서 그럴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점에 대하여는 앞에서 이미 언급되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른 측면에 대하여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여론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간다는 점이다.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경청하기보다는 자신과 다른 의견은 무조건 반대하는 정서가 강하다. 황우석 박사가 대한민국의 영웅이 되었는데 그것에 반대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 나라의 국가 이익 때문이고,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더 열심히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여론이 그렇게 되므로, 매스컴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매스컴이 그렇게 때문에 전체 국민들도 반대하면 안되는 것으로 잘못 알게 되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획일적인 의견 통일이 강요되는 문화는 결국 국가 사회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닫게 되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둘째는 세계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많은 나라에서 금지되어 있거나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연구이다. 그 이유는 배아의 생명을 손상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UN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런 반대 성명은 주로 후진국들에서 나온 것이며 선진국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찬성하는 쪽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찬성하는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잉여수정란을 이용하여  실험하는 것을 허용하는 나라는 없는 실정이다. 외국의 선진국들은 복제수정란과 잉여수정란을 이용하여 실험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한편 부럽게 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윤리의식이 전혀 없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셋째는 윤리문제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윤리란 쾌케 묵은 과거에나 실제로 중요한 것이며, 현대 사회에서 윤리란 그냥 학자들의 토론거리에 불과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윤리문제는 의학과 생명과학이 발전하면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으며 세계 각국이 생명윤리 문제에 대하여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모든 나라가 윤리적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는 것 자체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세계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제기되어야 하는 윤리적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제기되지 않았다면 도리어 세계인들이 우리나라를 이상하게 볼 것이다.

  이런 윤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상업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연구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그 연구 자체를 높이 평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노벨상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연구로 생각하고 노벨상을 받도록 추진한다는 것은 윤리 문제에 대하여 너무나 무시하는 태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넷째는 우리나라 사회의 전반적인 생명경시 풍조가 심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낙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과거 산아제한 정책의 일환으로 낙태를 묵인하였던 정부의 정책은 태아 생명의 경시풍조를 사회 전반에 가져왔다. 또한 동양적인 윤회사상 또는 감정적인 동정 등으로 "자살"이 미화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도 사람의 생명이 귀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오죽하면 자살했을까 하는 동정론이 강한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이다. 개인의 생명보다는 공동체나 국가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독재시대의 사고방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점도 생명 경시풍조에 기여하고 있다. IMF 관리라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나서 사람들은 경제적인 문제를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를 두기 시작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연구에 대하여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잘못된 정보에 바탕을 두거나, 획일적인 문화, 생명 경시풍조 등과 연관되어 있다. 많은 기독교인들도 동일한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점에 대하여 교회는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4. 교회의 책임

 

  인간 생명을 실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황우석 박사가 이 시대를 구할 이순신 장군처럼 추앙 받고 있는 것에 대하여 교회는 책임이 없는가? 교회는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측면에 당연히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한국 교회는 우리나라 생명 경시풍조, 특히 낙태문제, 불임부부를 위한 체외수정 문제 등에 대하여 한번도 전체 교회적인 회개와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때 이 발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중의 하나가 낙태나 체외수정에 대하여 교회가 침묵하고 있으면서 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반대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낙태반대운동연합" 등 기독교인들이 낙태에 대한 반대운동을 하고 있었고, 체외수정에 대하여도 반대의견을 제기하고는 있지만 일부 소수 사람들의 노력에 불과하였다.

 

수정란부터 생명으로 귀히 여기는 기독교인들이 되자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예언자적인 경고를 해야 하지만, 동시에 교회 스스로가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독교인들도 수정란이 생명의 시작이라는 것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불임부부들이 불임클리닉에 가면 체외수정을 실시하고, 많은 잉여수정란들이 실험실에 남게 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또한 안다고 하더라도 잉여수정란을 만들지 않고 그때 그때 치료용 체외수정란을 만들도록 하는 것은 의사들도 번거롭다고 할 것이고, 불임 부부 입장에서도 번거롭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의식 있는 기독교인들은 수정란은 모두 인간이 될 수 있으므로 치료용으로만 소수의 수정란을 체외수정을 통해 얻어 잉여수정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병원 운영을 시작하려고 한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런 인간 수정란까지도 존중하는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한 수정란의 생명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도록 노력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인간, 한 인간을 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출발하도록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이해하고, 인간 생명의 시작인 수정란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차원에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과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개가 뒤따라야 한다.

 

낙태문제에 대한 깊은 회개가 필요하다

  교회의 낙태에 대한 입장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100만명 이상의 태아가 낙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바라보실 때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죽고 있는 것을 보고 계실 터인데, 그 죽어가는 생명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이 없는 교회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실지 심히 두렵다. 온 땅이 어린 생명들의 피로 물들고 있는데 교회는 너무나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기독교인들 중에도 낙태를 하는 것을 별로 죄의식 없이 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교회에서조차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전문가의 문제가 아닌 교회 전체의 문제

  한국 교회는 교단별로 분열되어 있고, 교단 내의 교회도 개교회주의가 매우 강하다. 연합하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통일 문제나 선교 등에 대하여는 관심을 보일 교회가 많지만 낙태문제 등 생명 존중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문제는 전문가들의 문제이지 목사님들이 관여해야 하는 문제로 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관여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적으로 교회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목회자들이 이 문제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교회들이 함께 하나님의 마음으로 생명을 보호하는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결론

 

  세계 속의 한국은 인간 배아를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인 연구를 세계적인 연구라고 칭찬하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뿌리깊은 풍조의 열매이다. 이런 뿌리를 우리나라가 허용하고 있는데는 교회의 책임이 매우 크다. 교회는 사회에 대하여 낙태나 배아실험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외쳐야 함과 동시에 교회 스스로가 이 문제에 대하여 우리나라 국민을 대신하여 회개의 중보기도를 드려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세계에서 주목하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생명윤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하나님이 주신 인간 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하는 교회가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회가 세계 선교를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 이뤄지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 태아와 배아를 서슴없이 죽이는 행위에 대하여 깊은 회개 기도와 생명을 존중하는 의롭고 선한 나라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함께 시작해야 할 때이다. 먼저 교회가 깨어 기도해야 한다. 또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같이 비윤리적인 연구가 득세하지 않고, 성경적이며 생명을 존중하는 연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고, 과학 발전을 위한 기도와 노력도 필요하다. 가장 어두울 때가 새벽이 가까이 온 것처럼 지금 이때 우리가 기도하면 우리나라 역사의 방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하신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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