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 했습니다.....

by lee posted Jan 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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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소년한국일보 글쓰기상 대상 수상작....입력시간 : 2009/12/31 15:45:01

김지혜 기자 jihye@snhk.co.kr


어린이시 부문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이주헌(대구시 대구 6)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동생 얼굴 한가득 학교 운동장이 그려 있네요.
축구한다고 정신없이 뛰었는지
까매진 얼굴로 흘러내린 땀들이 길을 만들고
이마엔 아직도 땀방울이 송글송글.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동생 몸 구석구석 학교 운동장이 묻어 있네요.
얼마나 신나게 뒹굴며 놀았는지
주머니와 운동화 속엔 인조 잔디 우레탄이 들어가 있고
체육복 바지는 여기저기 얼룩덜룩.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동생 마음 한구석 아쉬움이 남아 있네요.
그렇게 놀고도 뭐가 그리 아쉬운지
"내일 보자!"
손 흔들며 멀어지는 친구들과 하나둘 돌아가고
쓸쓸해진 운동장을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 봐요.

                                                      


[수상자 인터뷰]
"글쓰기는 순간 붙드는 마술이에요"
생각·느낌, 경험 통해 솔직히 표현

- 이주헌 군(대구시 대구 6)

"글쓰기는 순간을 붙드는 마술이에요. 축구를 하고 돌아온 남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바로 그 몇 분 동안의 감정은, 앞으로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글에 쏟아놓으면, 추억과 기억이 영원히 내 것이 된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해져요."

이주헌 군은 학교에서 신나게 축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동생의 몸에 묻어 있는 '운동장'을 잘 묘사해 어린이시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4월의 으뜸글로 뽑혔던 주헌 군의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아직 땀 자국이 남아 있는 얼굴과 인조 잔디가 묻은 체육복, 운동화를 세심하게 바라며, 동생이 어떻게 놀았는지를 상상하는 형의 '그때 그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작 축구 선수를 꿈꾸는 것은 동생이 아닌 자기 자신인데, 인조 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부러웠던 기억, 그러면서도 동생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덩달아 뿌듯했던 아리송한 마음을 동시로 표현했다고 한다.

주헌 군은 글을 쓰는 것보다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이 더 신나고, 책을 통해 경험한 상상 속 세계보다 눈으로 직접 바라본 세상이 더 좋다고 밝힌다.

"멋진 작품을 쓰기 위해 애써 고민하거나, 글을 다듬은 적은 없어요. 책 속 세상이 경험한 세상보다 더 멋지다고 생각한 적도 없답니다."

그래서 나의 생각과 느낌을 가장 솔직하고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그것을 경험한 나 자신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주헌 군은 생생한 경기 현장을 글에 담아 낼 수 있는 작가 겸 축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심사평] 어린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
때 묻지 않은 순수함에 높은 점수
어린이의 착하고 예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올 한 해에 발표된 글 모두 훌륭하였고, 가족과 사회를 생각하는 글이 많아 어린이들이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이 전해지는 글, 읽은 사람의 마음에 웃음과 감동을 남기는 글, 어린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매월 으뜸글에 들었던 24 편(어린이시 12ㆍ생활글 12 편)이 본선에 올랐는데, 특히 어린이시 부문에서 이주헌 군의 '내 동생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은 얼굴에 꺼먼 때 국이 흐르는 모습, 우레탄 조각이 여기저기 들어있는 표현이 뛰어났다. 그러면서 아쉬움에 운동장을 자꾸 뒤돌아 본다는 표현이 신나게 뛰어 놀았을 어린이의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졌다. 개구쟁이인 동생을 사랑스럽게 보는 형의 마음이 느껴진 작품이다.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글 솜씨가 뛰어나고 글의 짜임도 훌륭해 대상 수상작으로 올렸다.

생활글 부문에서는 하윤지 양의 '예쁜 우리 엄마 손'을 대상에 올렸다. 부업으로 애쓰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그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는 마음을 칭찬하고 싶다. 엄마가 부업을 하면서 만나는 어른들한테 어떻게 해야 부끄럽지 않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윤지 어린이는 예의 바른 사람으로 자라나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엄마의 상처 많은 손을 예쁘게 보고, 열심히 사는 엄마를 존경하는 마음이 더없이 밝고 사랑스럽다. 억지가 들어가지 않는 문장으로 엄마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좋은 글은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을 주어, 그 감동을 오래 간직하여 따뜻한 마음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 어린이들이 쓰는 글은 어른들을 흉내 내어 어렵게 쓰기 보다는 표현이 간결하면서 쉬운 글이어야 한다.

2009년 '소년한국일보 어린이 글쓰기상'에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찬 어린 꿈나무들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심사 위원=김은희(동화 작가ㆍ용인 언동초등 교감), 이창건(동시인ㆍ예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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