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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바라보는 한국교회

 

(1) 제가 사는 동네의 상권은 무슬림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무슬림들은 확장 선교보다는 계대 선교(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신념을 이양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습니다. 가족의 신념에 어긋날 경우 가족들이 나서서 죽이는 명예살인honer murder이 그 대표적인 증거이지요. 얼마전 캐나다에서 일어난 명예살인이 이곳에서도 크게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무슬림의 그런 가치관에 대해 비판을 하다가 문득 다음 세대next generation에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관을 전달하는데 오늘날 교회는 얼마나 열정이 있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척, 확장, 성공도 중요하지만 부모로서 자기 자녀들에게 어떤 신념과 가치를 물려주고 있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success보다 succession입니다.

 

(2) 제가 사는 동네에 그나마 있던 작은 한인교회도 없어지고 보니 어쩔 수 없이 가정예배를 강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녁마다 온 가족이 모여 찬송 부르고 성경 읽고 기도드리고 후원자들과 후원교회들을 축복합니다. 주일은 예배송, 사도신경, 특송, 헌금, 축도 등 제법 순서를 갖추어서 예배드립니다. 설교도 40분 정도 합니다. 5명이 모여서 예배 드리는데 말입니다. 대표기도, 헌금기도는 돌아가면서 하고 설교는 아빠인 제가 하는데 주일학교 설교와 비슷하게 합니다. "김주은 어린이, 성경 몇 장 몇 절을 읽어보세요."라고 대화식으로 설교하지요. 한인교회가 없어진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잘 되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가정예배를 드리기 힘든 한국교회가 생각이 나네요. 한국교회는 저녁마다 무슨 모임이 그리도 많은지... 저라면 가정family을 위해 모든 저녁 프로그램을 다 없애버리고 싶네요.

 

(3) 한국교회는 가정 중심이 아니라 조직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지요. 가정의 경우도 신앙의 구심점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이구요. 부모 자녀 간의 대화는 거의 없고요. 저녁마다 있는 교회의 모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도 대부분 여성들이지요. 제가 아는 어떤 한국교회는 남성의 영적 리더십을 위해 저녁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했지요. 유대인, 무슬림, 이곳의 현지인교회들을 보면 남성의 영적 리더십이 구심점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신도의 리더십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만 남성과 여성의 영적 리더십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한국교회의 경우 가정교회보다는 조직교회, 남성보다는 여성의 영적 영향력에 더 치우친 것 같이 보입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영적 역할이 회복되는 길만이 이 불균형을 해소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4) 이곳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반드시 부모가 직접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와야 합니다. 한번도 그런 일을 보지 못했지만 학교에서는 납치kidnaping 가능성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 한국처럼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았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학교까지 갔다 오면서 아이들과 얘기할 시간이 생기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힘들었던 일, 좋았던 일 등등 묻기도 하고 듣기도 하지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내리는 가장 무서운 처벌은 "체벌"이 아니라(학교에서 체벌은 전혀 없습니다) "네 부모에게 전화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학교에서 학생이 문제를 만들 때 부모가 나서서 아이들을 어떻게든 벌을 주라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학교는 가정에서 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합니다. 교회 역시 자녀양육의 상당한 책임과 역할을 부모에게 많이 맡기고 있지요. 한국교회는 가정교회, 가정예배, 양육자로서의 부모의 역할 등에 대해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5) 현지인 교회를 보면서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장로들의 역할입니다. 담임목회자가 출타중일 때 장로가 대신 주일설교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처음 보면 누가 담임목사이고 누가 장로인지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현지 흑인어로 '바홀로'라고 부르는 장로elder는 제가 볼 때는 부교역자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한국교회의 장로 중에 '가르치고 설교하고 교인들을 영적으로 돌보는'는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부교역자들이 대부분 이 역할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이동이 잦고 사역기한이 짧아 교인들과의 교감이 어렵다는 것이지요. 마음을 열려고 하면 다른 곳으로 임지를 옮기고, 잦은 부교역자 교체, 짧은 시무,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이동은 교회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장로가 부교역자 역할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면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주일예배 전 장년성경공부는 장로님들이 인도하셨는데, 요즘은 지위적 권위만 남고 영적인 권위는 대부분 부교역자들에게 양보한 듯 보입니다.

 

(6) 제가 이곳에서 하고 있는 것은, 가난하여 신학교에 가지 못한 흑인 목회자(대부분이 신학교 근처도 가지 못했지요)를 위한 '훈련학교'를 인도하는 것입니다. 선교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지역에 찾아가서 학교를 시작하는데 공부하겠다고 오는 학생들이 다 현지어로 '모루띠'라는 목사로 자신을 소개하는데 실제 담임목사는 절반 정도 되고, 나머지는 교회 장로와 부교역자들입니다. 제가 놀라는 것은 장로들 중에서도 이 훈련을 받으러 많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마 모루띠'라고 하는 목회자 사모들도 많이 옵니다. 한국교회의 장로들과 교역자 사모들이 이런 '목회자 훈련'에 얼마나 관심을 보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부교역자를 청빙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재정문제 때문인 듯 한데, 몇 년 있다가 임지를 찾아 떠나는 부교역자를 데려오기보다는 한 교회에서 평생 신앙생활하는 교인들 중에 설교자를 키워내는 것은 어떨까요?

 

(7)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신학훈련사역을 4년째 하다 보니 새삼 한국교회가 가진 대단한 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새벽기도, 십일조와 각종 헌금, 온갖 성경공부와 훈련모임, 각종 봉사에 대한 열심과 헌신, 주일학교에 대한 투자와 열정, 집을 팔아서 예배당 건축에 헌금하는 것, 목회자가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 무엇보다 지구 반대편까지 저같은 선교사를 보내고 후원하는 믿음 등을 흑인 목회자들에게 귀가 따갑도록 강조하고 자랑합니다. 한국교회에 대한 이야기만큼 그들에게 충격과 도전이 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한국교회 이야기에 다들 두 눈이 둥그레집니다. 부디 건강한 장점 더욱 발전시키고 가정, 남성과 아버지의 리더십, 생활영성: 삶과 앎의 조화, 등 몇 가지 부분에서 균형을 잡아 나간다면 한국교회는 21세기 세계선교를 주도할 그릇으로 계속 쓰임 받게 될 것입니다.


해외파송

김광락 선교사님의 소식을 전하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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