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9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최근 교회에서 찬양축제를 한 모양입니다. 뜨거운 열기가 짐작이 됩니다. 아프리카 현지인들도 얼마나 찬양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기본적으로 3시간 예배에 찬양이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찬양의 특징이 리듬과 춤입니다. 원래 북을 치던 전통에서 영향을 받은 듯 굉장히 리듬에 강합니다. 한국에서는 찬양을 할 때 몸을 움직이는 것이 거의 없지만 이곳 찬양은 흥겹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백인들의 찬양은 거의 정적입니다.)

 

그리고 이곳 흑인들의 찬양을 보면 한국처럼 악보도 없고 가사도 없지만 감각적으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한국에서는 4부 합창이지만, 이곳에서는 6부 7부 합창도 가능합니다. ^^ 화음이 잘 되면 얼마나 환상적인지 모릅니다. 처음으로 음을 시작하는 사람이 아무리 낮은 톤으로 시작해도 6부 7부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탄성이 나옵니다. 게다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하고 때로는 기차대열로 만들어서 예배당을 몇 바퀴 돌면서 찬양하기도 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가치관은 즐거움, 조화, 평화 이 세 가지 정신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다양한 언어종족이 조화를 이루며 살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래서 다른 종족, 다른 언어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태도를 보입니다.

 

제가 아멘교회 식구들과 나누고 싶은 것은 이 나라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입니다.

 

첫째는 안전에 대한 것입니다.

 

이 나라의 치안이 불안하다고 한국에서 보도가 많이 되지만 전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듯 저가 사는 포체스트롬(Potchefstroom)은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150km, 프레토리아에서 남서쪽으로 180km 떨어진 인구 5만의 작은 타운입니다. 스페인 팀이 머물고 있구요. 이곳 포체스트롬 지역신문을 보니 이곳 포체스트롬이 남아공에서 제일 안전한 도시라고 자랑하더군요. 제가 1년 동안 여러 도시를 다녀봤는데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인구 40만의 러스텐버그 보다도 확실히 안전하고 조용한 듯 합니다.

 

작년에는 프레토리아에서 8개월 정도 살면서 사역했는데 요하네스버그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프레토리아 지역신문의 톱 뉴스는 언제나 강도사건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벌어지는 강도사건의 십중팔구는 집안에서 일하는 메이드나 가드너에 의해 정보가 강도단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지역신문에서 보고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정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노동력이 값싸더라도 메이드와 가드너(정원사)를 쓰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습니다. 선교사로서 흑인이 무릎을 꿇고서 바닥을 걸레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영 마음 편치 않기도 합니다.

 

아무튼 의외로 안전한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요. 치안이 이 나라보다 대체적으로 낫겠다고 하겠지만 그러나 특정 지역을 놓고 보면 부녀자 납치 등 강력범죄가 이 나라보다 훨씬 더 몸서리치게 만듭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타락하게 만드는 밤문화와 오락문화란 관점에서 보면 이 나라가 한국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만 해도 많이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그래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생각을 바꾸고 나니 훨씬 안전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능력의 손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감사합니다.(엡1:19; 골3:3; 벧전1:4,5) 나그네로 살아가는 선교사로서 늘 조심해야 하지만 그러나 또 한편 안정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둘째는, 이 나라의 다양한 아름다움에 대한 것입니다.

 

이곳에 사는 교민들과 선교사님들을 보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나라를 품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전자의 쪽에 포함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마음을 품는가에 따라 이 나라를 보는 관점이 전혀 달라지게 되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외국인 중 하나로서 살아갈 때는 참 부정적인 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외국인이지만 이 나라의 가난하고 아파르트헤이트 때문에 배우지 못한 흑인 목회자들을 무상으로 섬기라고 보냄 받은 자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이 땅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영혼들을 사랑하고 섬기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이 나라의 아름다운 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치안과 물가 등등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고 나니 올해부터는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얼마나 이곳에서 살게 될 지 모르지만 하루 하루가 행복한 날들의 연속입니다. 보내심을 받았다면 품고 사랑해야 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면 사랑하며 좋은 점을 자랑하며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제가 이 땅에서 느끼는 행복을 굳이 설명하자면,

 

(1) 아이들이 한국보다 훨씬 이곳에서의 삶을 행복하게 느낍니다. 특히 저의 세 딸들은 이곳의 기후,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학교보다 이곳에서 학교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라고 있으며 아직 적응하는데 스트레스는 있지만 현지 학교에 다니는 것에 대해 다들 자부심이 있습니다.

기후도 좋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겨울철이라 밤에는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자야 합니다. 반면 한국은 점점 더워지겠지요.

 

제가 봐도 기후가 좋고요. (대구에서 3년 살다가 이곳에 온 저희 가정으로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구름장관, 다양한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는 즐거움이 있고요.) 학교 교육은 한국과 비교해볼 때 여러모로 생각해 볼만한 점이 많습니다. 이곳 학교에서는 예절을 강조하며 학생들 하나 하나 인격적으로 잘 대합니다. 교사들의 권위도 살아있고 학생들이 잘 따릅니다. 인격적이고 실력 있는 교사들이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보면 이곳 흑인이나 백인이 한국의 초등, 중학교에 다닌다고 생각해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이곳 흑인아이가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에 다닌다면 얼마나 적응할까요? 그렇게 보면 이 나라의 교사수준이나 교육환경이 한국보다 낫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라는 한국 청소년들은 타락할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졸업 후 진로에 문제가 있지만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2) 이 나라는 무지개나라입니다. 제가 10여년 전에 몽골에 단기선교를 갔을 때 몽골사람들이 한국을 "쏠롱고쓰" 즉 무지개나라라고 표현했던 것을 압니다. 그런데 이 나라는 정말 무지개 나랍니다. 다양함이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언어, 다양한 기후, 다양한 문화, 그야말로 다양성이란 단어가 없다면 이 나라를 묘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공식언어만도 11개나 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이렇게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태어나면서부터 익혀야 합니다. 이것은 나중에 국제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3) 교육비가 제일 쌉니다. 대학등록금이 한국의 절반도 안 됩니다. 그리고 국제사회로 진출하기에 필요한 여러 자질, 이를테면 언어훈련의 경우 제일 좋은 환경입니다. 아마 언어 연수비로 놓고 봐도 필리핀이나 호주나 영국보다 훨씬 싸다고 알고 있습니다.

 

(4) 이 나라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여행하기에 적합하구요. 이 나라 안에는 세계의 모든 기후와 자연을 다 맛볼 수 있습니다. 눈을 볼 수 있는 곳이 있고, 사계절 언제든 수영할 수 있는 바다가 있고, 미국 그랜드캐년 못지 않은 블라이드 캐년이 있고, 1km 떨어지는 폭포도 있고, 한국의 설악산 저리 가라는 절경의 드라켄스버그(용들의 산이란 아프리칸스어) 계곡도 있고, 화가들이 모여 사는 도시가 있고, 오래된 가구를 파는 도시가 있고, 광산으로 유명한 도시가 있고, 가는 곳마다 여행자를 위한 야영시설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기후의 다양함도 맛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인구를 가졌지만 나라의 크기는 한국보다 12배나 크고요. 지중해성기후, 사막기후, 아열대기후, 사바나기후 등 여러 기후를 맛볼 수 있습니다.

 

(5) 이 나라는 자원이 풍부한 반면 노동력이 쌉니다. 중국이 이 나라의 최대교역국가가 된 것을 보면 중국이 이 나라의 자원과 싼 노동력을 알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아프리카 전체에 미치는 정치 경제적인 영향력을 감안하면 이 나라는 향후 한국이 투자 1순위로 꼽아야 할 것입니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가 향후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6) 이 나라 현지인들은 대체적으로 외부인들에 대해 우호적입니다. 한국은 외부인을 호기심과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이곳은 친밀하게 대해줍니다. 현지인들을 사귀기가 용이한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백인들이 제일 사귀기 어렵습니다. 금과 다이아몬드를 찾아 바다를 건너온 조상들의 역사를 보면 백인들이 왜 그렇게 보수적인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길에서 눈이나 마주치게 되면 제일 먼저 "헬로우"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사실 그 의미는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니니 안심하라"는 뜻이지요.

 

제가 1년 넘게 살면서 주님으로부터 배우게 된 한 가지 교훈은, "이곳에서 살려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교민도 선교사들도 있지만 모두가 다 사랑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내가 이 땅을 품고 사랑하며 살아가는지를 어떻게 알까요? 이 땅에 부정적인 면들이 많이 보이겠지만 그러나 어두운 면보다는 밝은 면을 바라보며 오래 참고 견디며 모든 것을 믿고 바라며 기다려주며 이 땅을 축복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 대해 부정적인 것을 말하는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것을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은연중에 하는 말속에서도 이 나라를 축복하고 자랑하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그런 선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같이 살아야한다면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한다면 참고 견뎌주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고전13장) 예수님께서 우리를 오래 참고 기다려주셨듯이 말입니다.

 

품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지는 은연중에 하는 말속에서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저는 이 땅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영혼을 사랑하는 선교사, 그러기에 이 땅에서 누구보다 행복을 느끼는 그런 선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모든 것이 좋아 보이고 좋은 점만 보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올 해 입은 가장 큰 은혜요 간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과 관점을 바꾸게 된 데에 여러 중보기도의 덕분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멘교회 식구들에게 부탁드리는 것은 주님이 어디에 있기를 원하시든 그곳에서 어둠조차도 넉넉한 가슴으로 품고 "사랑하는 자"로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김광락 선교사 올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Kom saam met My, en Ek sal julle vissers van mense maak.(Matteus 4:19)

revkimgl@hanmail.net / africa91@ymail.com

002-2718-293-2655(집)

070-7526-9559 (인터넷폰)

002-2779-018-7009(김광락 셀폰)

002-2712-018-7007(조성라 셀폰)

P.O.Box: 1175 Garsfontein Pretoria 0042

address: 146 O.R.Tambo St. Potchefstroom R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