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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와 아이들 학교문제는 아직도 미해결이어서 고민입니다.

제가 이곳에 오자마다 움베키 정권에서 제이콥 주마 정권으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정부가 대폭 까다로워졌습니다. 이민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거 징계 혹은 구속시키는 과정에서 숙련된 직원들이 많이 없게 되고 그러다보니 비자서류가 많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에 작년 11월에 비자 서류가 접수되었지만 아직도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발동동하는 분이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1달 정도) 대사관에서 받아가지고 왔더라면 후회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를 이곳에 정착시키는 선교사님께서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바로 와서 비자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간이나 재정적인 측면에서 낫다고 말씀하셨기에 믿고 들어왔습니다만 정작 와서 보니 대통령 선거를 통해 행정부 관료의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지게 될 줄을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말로는 작년과 올 해 초만 해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민국에 비자서류가 접수가 되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만 기대와 달리 늦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비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자동차 등록이나 은행계좌 개설하는 등 생활에 필요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비자문제로 마음고생을 제법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비자문제로 힘들어하시는 선교사님들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행정도시인 프레토리아이기 때문에 더욱 행정업무에 관련하여 엄격해고 어려워졌습니다.

하루속히 은행계좌를 열어야 한국에서 송금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이곳에서 사업하시는 한국 교민들에게 융통하여 생활했습니다만 은행계좌를 통해 송금받아서 그분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비자문제로 이민국에 왕래한 것이 15번이 넘습니다만 비자문제로 힘들어해보면서 이 땅에서 살아가며 사역하기 위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범사에 감사하면서 견디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현지 학교에 가서 공부해야 하는데, 특히 큰 아이 주은이의 경우는 학교생활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5-6 군데를 돌아보았지만 모두 자리가 없다고 하네요. 이민국에서 공립/사립 학교들에게도 스터디 비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문제들 때문에 솔직히 머리털도 많이 빠졌습니다.(^^)

예전 서울에서 섬기던 교회의 청년이 직장을 그만두고 이곳에 와서 제가 하는 일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얼마전 왔습니다. 하지만 너무 미안하게도 거절해야만 했습니다. 다른 선교사님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도와주러 청년이 온다고 하면 너무 좋아하시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집 (이곳에서는 flat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빌라입니다.)은 가족이 살기에는 적절해도 손님을 머무르게 할 형편은 되지 못합니다. 대부분 다른 선교사님들이 살고 있는 집은 이곳에서는 house 라고 하는데 대게 방이 크고 4개에서 6개까지 많습니다. 이곳 집들은 백인들이 건축하고 살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땅도 넓기에 방도 많고 집도 큽니다. 한국은 땅이 귀하지만 이곳은 땅이 크기 때문에 마당이 큽니다. 그러나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은 다섯 식구가 살기에도 다소 작은 편입니다. 물론 흑인밀집지역에서는 훨씬 열악한 형편에서 삽니다. 몇 년 전 어떤 선교사님 가정이 흑인 지역에서 집을 구했는데 살자마자 권총강도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 사건으로 자녀들이 큰 상처와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흑인 지역에서는 흑인들의 집들도 권총강도를 당합니다. 말라위나 인근 나라에서 온 흑인들은 똑 같은 흑인들에게서 폭력과 차별과 서러움을 겪습니다. 아프간사태처럼 무모하게 선교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고 봅니다. 어쨌든 간에 현재로서 저의 고민은 한국에서 손님이 오신다면 잘 모셔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솔직히 겁이 납니다. 보여드릴 사역도 별로 대단하지 않거니와 제 거주환경도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호텔이나 모텔과 같은 숙박시설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찾으면 있지만 매우 비쌉니다. Hotel의 경우 하루 20만원이 넘고, 저렴한 숙박시설(이곳에서는 Lodge라고 부릅니다.)도 있지만 침대가 2개 짜리 방에서 하루를 보내는데 최소한 한화 70,000원 이상이 듭니다(식비 제외).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선교현장도 경험하고 영어로 훈련하면서 장래를 준비하기 원하는 청년들이나 선교지에서 도전을 받기 원하는 성도들이 이곳에 오고싶어하는 경우를 항상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선교사가 큰 집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문화적인 차이를 몰라서 생기는 편견입니다. 이곳은 땅이 넓고 키가 큰 백인들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다들 집이 큽니다. 물론 저희 집과 같이 flat의 경우는 주로 신혼부부나 자녀가 적은 가정이 선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땅에 파송되어 왔지만 저를 파송한 교회의 영적 유익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저를 파송한 교회에서 훈련을 시켜달라고 청년이나 학생을 보낸다거나 잠시 방문하면서 선교지도 둘러보고 도전도 받으려는 분들이 있다면 잘 섬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오겠다고 전화하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모저모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라도 이사를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