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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필리핀에서 이종헌(송영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새해 첫날 선교 편지를 드려서 이곳 사역에 기도로 동참을 부탁드리고 싶었는데 몇 가지 여건상 구정 첫날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서는 떡국들 드셨겠지요? 이곳은 특별히 한인들이 모이는 것도 없고, 누구를 찾아가거나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여느 주일과 마찬가지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보낸 연말연시는 한국서 보내던 것과 전혀 다르게 지나갔습니다. 무언가를 차분히 반성하고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고 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할 정도로 곳곳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12월 초순부터 이곳의 보통 사람들은 귀신을 쫓아낸다고 하며 폭음탄을 터트려 대는데, 심지어는 지나가는 외국인들 몸에 폭음탄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어보면 국민의 80%가 당연히 믿는다고 대답합니다. 그것은 300년전에 카톨릭이 들어와서 만든 일종의 종교문화입니다. 차를 타고 가거나 운전을 할 때도 성당 앞을 지나가면 그들의 용어로 성호를 긋습니다. 신앙심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종교심으로 변질된 모습을 봅니다. 택시 안에도 "We trust in God" 등의 글자가 붙어있는데도 바가지 요금을 받으려고 하고 있는 등 무늬만 신앙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와중에 보낸 연말 연시는 너무나도 불편했습니다. 12월 중순부터 저녁에 마치 수류탄이 터지는 듯한 소음을 흔하게 들어왔는데, 31일날 저녁에는 굉장했습니다. 초저녁부터 심상치 않더니 자정이 다 되어서는 마치 전쟁터와 같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기관총을 쏘아대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다음날부터는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더라도 그런 현상이 거의 1월말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책을 쓴다고 약간의 무리를 했더니 기침감기가 심해져서 거의 3주째 고생을 하느라고 새해 인사가 늦어졌는데, 오늘 드디어 편지를 쓰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처음 이곳에 올 때는 GVC교회의 한인 청년부를 맡아서 그들의 세계관 형성에 도움을 줌으로써 선교사님을 돕는 일종의 선교보조의 역할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주 희한한 방식으로 저희를 한인 청년부에서 손을 떼게 하시고, 필리핀 현지인에게로 눈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ACIMI 라는 단체의 청년들을 중심으로 사역의 방향을 잡으려고 했는데 하나님은 정말 아주 희한한 기회를 만드셔서 저희를 이곳 일로일로 뿐 아니라 필리핀 전체의 현지인들을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안식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비록 날씨는 더운 열대지역이지만 편하게 열대 과일이나 먹으면서 몸과 마음을 휴식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었지만, 문자 그대로 하나님이 아주 희한한 방식으로 저희의 지경을 넓혀주시는데 그냥 순종하며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의 영역이, 필리핀 일반 국민에 대한 생각,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 대학에서의 강의, 기독교인 개인으로 본을 보이는 삶 등 모든 영역에서 맡기신 일을 충실히 감당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1. 일반 사역

  1) 언청이 수술 : 선교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제가 이곳에 와서 처음 언청이를 보았을 때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잠시 방문했던 Camandag이라는 조그만 마을(200여 가구)에만 해도 6명이 있었고, 그 인근의 Bulwang이라는 마을(50여 가구)에는 3명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선교 초창기에 미국 선교사들이 의료와 학교로 선교를 시작했듯이, 지금은 우리가 이들에게 그런 혜택을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사역하실 때 직접 자신의 권능으로 병든 자를 고쳐 주셨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재물로 그들을 고쳐줄 수 있는 형편이 되었으니 정말로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은 Camandag의 5살짜리 아이의 수술을 추진 중에 있는데 그동안에 여러 가지 검사들을 하고 2월 26일(월)에 첫 번째 수술이 잡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입술과 입천장에 대해 각각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두 번의 수술이 필요합니다. 첫 번 째 수술을 마치고 나서 예산을 평가해 보고, 또 다른 아이의 수술을 추진할까 합니다.

 

  2) 농촌의 자립지원 : 이곳에 일로일로 인근에 기독교가 들어온 것은 미국 침례교 선교사들에 의해 100년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이 처음 이곳에 와서는 CPU(Central Philippine University)라는 대학을 세우고 주로 도시를 중심으로 선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는 교회가 거의 없고, 교회가 개척된 곳이라고 해도 거의가 자립이 안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민소득이 1,000달러 정도이며, 근본적으로 국가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이들을 물질로만 지원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계속해서 생선만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으면 합니다. 물론 여태까지 여러 선교사들이 시도를 해 보았겠지만 제가 피부로 겪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0%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시행착오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과, 미개척 선교지를 탐방한다는 두 가지를 목적으로 3월 3일부터 일주일간 민다나오를 방문합니다. 민다나오는 모슬렘이 강한 지역으로 기독교인에 대한 테러가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선교사들이 안들어가서 그곳의 복음사역이 무너지면 그 다음은 중부로, 그 다음은 수도권 지역을 잠식해서 필리핀이 언제 모슬렘에 점령될지 모릅니다. 이곳 일로일로 지역이 기독교의 완충지대라고 한다면 민다나오는 기독교 전선의 전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필리핀 선교를 생각한다면 민다나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님이 제게 주신 생각이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생각만 주신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몇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이번에 방문하면 저를 안내해 줄 사람은 현지인 목회자로서 타지 출신인데 그곳에서 선교를 목적으로 목회를 하고 있으며, 차를 운전해 줄 사람은 술탄이라는 무슬림 왕의 아들인데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잠도 그 집에서(모슬렘 왕궁) 잘 것 같습니다. 또 그곳에 20년 전에 선교사로 오셔서 Good-Soil이라는 재단을 만들어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선교사도 만날 것입니다.

  어떻든 이번에 민다나오를 다녀와서 필리핀 농촌경제의 자립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현재 예산은 100만원인데 그 돈이면 산골에 1000평 정도의 땅을 살 수 있는데, 문제는 농토라는 것이 우리 입맛대로 100평만 팔려고 내놓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아주 조건이 좋은 땅이 나와 있는데 약 5000평 정도 됩니다. 종합적으로 지혜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2. 지도자 양성 사역

  1) 리더 목회자 후원 : 이곳에서 100명 정도의 목회자를 만나봤는데(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 Bulwang교회 목회자가 가장 사고가 반듯하고, 교인들을 사랑하며, 의존적이지 않고, 성실하고, 모든 면에서 발전 가능성 있는 사람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 교회가 이들을 지원할 때는 거의가 생활비에 대한 보조 정도인 것을 볼 때, 그런 지원을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돈을 가지고 안되는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돈으로 되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돈을 정기적으로 지원해서 하나님 나라가 확장된다면 그만큼 효율적인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사람을 잘 택하여 지원해야 하는데, 이번에 저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목회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성령이 저의 발길을 인도하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 목회자가 리더로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 아멘교회가 그들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꾸준히 기도로 지원하여 Bulwang 교회를 중심으로 주변의 여러 마을들의 복음화가 이루어지도록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 빈민촌 내지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 지원 : 민다나오에 다녀와 보고 농업 자립 계획과 함께 한 목회자를 선정하여 자립을 도울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Calaparan교회의 목회자 같은 경우 한국 교회의 도움으로 교회당은 지어져 있는데, 아이가 6명에 한달 헌금 수입이 우리돈 2만원이 안되니 기본 생활도 안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매일 생활비 벌 일이 걱정인 목회자가 한두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모든 사람들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농업 자립 방안과 연결하여,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3) 신학생 후원 사업 :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몇 명의 신학생의 학비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특별 후원금을 지원해 주신 분이 있어서 신학교에 이층침대를 두 개 보내기도 했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선교사역에 동참해 주신 성도님들께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3. 강연 사역

  1) 창조과학 강연 : 처음 이곳에 올 때는 이곳의 신학교에서 창조과학 강연을 주로 할 예정이었는데, 어쩌다보니까 신학교에서는 강연을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우연히 CPU 대학과 연관되어 공대 교수회의 이전의 겅건의 시간에 한번 강연을 했고, 또 아주 우연한 경로로 해서 Santa Barbara에 있는 학교에서 강의 요청을 받고 2월 20일(화)에 그 학교의 기념일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기타 한국인 목회자 부부와 이곳의 지식인층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강연을 수차례 하고 있습니다.

 

  2) CPU 대학 강의 : CPU 대학의 토목공학과와 연결이 되어, 그곳에서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2월 9일부터 매주 금요일 두시간씩 6주간 강의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 수업을 위한 교재를 쓴다고 밤 늦게 무리하며 일하다가 기침 감기가 걸린 것이 거의 3주가 되어도 낫지 않고 있습니다. 한번은 설상가상으로, 영어로 section 두 개의 작성을 마쳤는데 ?글 파일이 날라가서 다시 쓰느라고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그 수업은 내게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후진국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격은 CPU 대학의 Visiting Professor로서 그들과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3) 엑셀 강의 : 이곳의 목회자 두 명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에 엑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4. 가정사역

  1) 우선순위 : 이곳에 와서 삶의 우선 순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확실하게 정립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첫째가 하나님과 나와의 개인적인 관계이고, 두 번째는 가정에서의 유대관계입니다. 배우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먼저 그 일을 하고 나서 다음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본보기로 배웠습니다. 셋째는 교회의 일, 넷째는 직장의 일 순입니다.

 

  2) 베드로 그물 : 어장에 아무리 고기가 많더라도 그물이 약하면 많은 고기를 낚을 수 없는데, 그 그물을 잘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또한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 몸이 성화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계획이 있을 때는 특별 은총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직 무슨 독을 마시더라도 해 받지 않는 때가 아니라서, 지프니를 타고 매연을 많이 마시면 폐가 나빠지고, 밤 늦도록 작업을 한다고 몇 일 동안 밤을 새면 몸에 무리가 가는데, 잠시 그 몸을 혹사해서 기침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내 몸을 내가 주관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마치 내것인양 낭비를 했습니다. 하나님의 도구를 망가트린 잘못을 회개하며 은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별한 준비 없이 다만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와서는,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을 피부로 체험하며, 놀라운 하나님의 간섭 가운데 날마다 그분과 동행하며 산다는 것, 그 이상의 행복은 없다는 것을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은 저희들을 보내실 때 여러 성도님들의 기도와 함께 보내신 하나님의 배려인 줄 믿고 감사드립니다.

  비록 늦었지만 새해에 위로부터 주시는 하늘의 복을 한껏 받으시고,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 맡길 때 교회에서나 사업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지경이 더욱 넓어지는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기도제목을 제가 발췌해 드리지 않더라도 감동이 되시는 제목을 따라 지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07년 구정에 필리핀에서 이종헌, 송영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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