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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왕(장정희, 초록) 선교사 가정 선교편지



[문안 인사]

        아멘교회 성도 여러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정재왕(장정희, 초록) 선교사 입니다. 저희들은 필리핀에서 연중 가장 덥다고 하는 시기인 3,4,5월을 무난히 보내고 지금은 우기(雨期)를 맞아 시원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기에는 태풍을 동반한 비가 많이 오는데다 습도까지 높아서 몸과 마음을 잘 다잡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기가 싫어진다는데 아직까지 저희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비가 올 때는 무서울 정도로 많이 와서 금방 난리가 날 것 같은 섬짓한 느낌이 들다가도 비가 그친 후 갠 하늘의 태양이 대지를 순식간에 말려 버리는 현상을 자주 겪으면서 이젠 그 대단한 비에도 그러려니 하고 익숙해져 버렸답니다. 순간 강우량이 워낙 많아서 한 시간 가량 내린 비에도 ‘반짝홍수’(Flash Flood)가 초래되어 여기저기 도로가 막히는 등 혼란을 겪게 되는데, 어제는 지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져 저도 학교수업을 쉬었습니다. 저희들이 사는 동네 곳곳에서도 하수범람으로 길이 막혀 많은 이들이 고생을 했는데 저희 집은 무사하고 또 저희 차량은 다소 높은 차종이어서 운행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안전한 집과 차량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PTS 소식과 사역 보고]

새학기와 25명의 신입생, 125명의 재학생, 그리고 23주년 개교기념일

        제 사역지인 장로회신학교(PTS)는 6월 둘째 주간에 개강을 했습니다. 금년에도 약 25명의 신입생들을 하나님께서 보내주셔서 현재 125명가량의 재학생들이 등록을 하였습니다. 매 학기 초마다 성경읽기와 수련회로 한 주간을 보낸 후에 수업으로 들어가는 전통을 따라서 학생들은 활기찬 모습으로 캠퍼스 생활을 재개했습니다. 지난 7월 7일에는 PTS 개교 23주년을 맞게 되어 간략하게나마 기념예배 및 행사를 했는데 지금까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리고 즐거워했습니다. ‘한국과 PTS를 통한 세계선교’라는 그 귀한 역사(歷史)와 역사(役事)에 저도 한 몫을 담당하도록 끼워 넣어주신 하나님의 배려에도 개인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강의 과목: ‘성경해석학’과 ‘복음서’

        이번 학기에 제가 맡아 강의하는 과목은 ‘성경해석학과 성경공부 방법론’(Hermeneutics and Bible Study Methods)과 ‘복음서’(Gospels)인데 모두 목회학 석사(M.Div.) 과정입니다. 두 과목 모두가 석사과정 1학년 학생들이 듣는 과목인지라 그들의 진지함과 신선함이 매 시간 강의실에 들어설 때마다 느껴집니다. 그 진지함과 신선함은 오히려 강의를 이끌고 나가는 저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로부터 질문과 코멘트들이 적지 않게 나오는데 모두 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이라 제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필수 교재 및 도서 공급

        특히 이번 학기부터 제 과목의 필수교재들을 학생들에게 제가 직접 공급해 주게 되었습니다. 영어 원서를 학생들이 구입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불가능한데다 도서관의 재정도 넉넉지 않기 때문에 제가 인쇄소에 의뢰해서 복사한 최고급 복사본을 학생 개개인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원본보다 더 멋있게 만들어진 교재를 받아든 학생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좋아했습니다. 아니 학생들보다 제가 더 좋아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실 고국의 성도님들은 저희들보다 더 좋아하실 것입니다.

        사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명강의를 하는 것과 함께 양서(良書)를 소개하고 읽게 만드는 것은 신학교수선교사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해 왔고 또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지난 학기 중에 깨닫게 된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좋은 책들을 아무리 많이 소개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처지에 그것들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교수의 양서소개는 가난한 신학생들에게 약을 올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마닐라 근교의 큰 학교들의 도서관들을 다니면서 책들을 찾아 읽으라고 권면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역시 가난한 신학생들에게 비통함만 더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여기저기를 다닐 수 있을 만큼의 교통비를 가진 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지 좋은 책들을 읽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고민 끝에 고급복사본을 만들어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필리핀과 동남아 국가들의 미래의 교회 지도자들이 돈 몇 푼이 없어서 좋은 신학 및 신앙서적을 못 읽은 채로 그 교회와 영혼들과 나라를 이끌도록 내버려 둘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필리핀 학생들은 영어원서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입장이기에 저로서는 더 귀한 책들을 더 많이 공급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만큼 더 간절했습니다. 이후로도 이러한 저의 소망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그래서 더 많은 신학생들과 그들의 교회와 성도들이 풍성한 꼴을 먹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많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 교재 공급 과정에도 지혜가 필요하더군요. 책뿐만 아니라 그 어떤 좋은 것들이라도 무작정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동료선교사들이 권면하는 바이고 저 자신 또한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부담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칫하면 저들에게 ‘공짜’ 근성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사본 교재 제작 경비의 20분의 1 정도는 받기로 했으며 한 권당 10페소(한화 200원)를 학생들이 제게 지불해야 합니다. 일인당 4권의 책을 지급받았기에 학생 개인은 제게 40페소(한화 800원)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ㅠㅠ... 그런데 아직까지 그 40페소도 제게 지불하지 못한 학생들이 절반가량 된다니....ㅠㅠ


장학금 지급

        드디어 이번 학기부터 상당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조금은 더 세밀하게 장학 계획을 조정해야 하겠습니다만 현재까지 제게 확보된 자원으로 부분적으로나마 시행을 하였습니다.

        학 학기에 한화 15만원 정도에 해당되는 등록금을 내지 못해서 학기 내내 부담을 안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며, 등록금 부담 때문에 아예 휴학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없는 시간에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각종 잡일을 하다가 다시 수업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물론 PTS의 기존의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있습니다만 장학금을 받고도 기숙사비나 식비를 해결하는 것이 또 문제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와 특별히 절친한 사이가 된 Joel이라는 한 학생을 통해서 그 주변의 장학대상자들을 많이 소개받았습니다. Joel은 이번에 학생회장으로 선출이 될 정도로 ‘마당발’인데다 안목이 꽤 있는 형제입니다. 저의 조교 역할까지 맡아주면서 PTS의 인재들을 제게 많이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Joel 덕분에 학구열이 뜨겁고 사명감이 확실한 학생들을 잘 선발해서 장학금을 주게 되었다고 나름대로 평가해 보았습니다.

        그들과 일일이 만나서 이 장학금의 출처가 정재왕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 교회와 성도님들이라고 분명히 밝혔으며, 그들도 이처럼 복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에 꼭 서도록 당부하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다 함께 드렸습니다.

        간략하게나마 아래에 장학금 지급 현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등록금 전액: 5명(필리핀, 미얀마 학생)

  - 등록금 전액, 기숙사비, 기타 납부금 일체: 1명(필리핀 학생)

  - 입학금, 기숙사비, 식비 일체: 1명(미얀마 학생)

  - 신학생 자녀 국제학교 수업료(1년 분): 1명(방글라데쉬 학생 자녀)

  - 개인조교 생활비 보조: 1명(필리핀 학생)

  - 학생자치회 격려금 지급

  - 외국학생회 초청 식사 대접


        저의 장학금 지원 사역은 당분간 PTS가 운영하고 있는 기존의 장학제도와 병행하여 시행하기로 했습니다만 저의 목표는 66명의 신학생 전원에게 어떤 모양으로든 장학금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학생모집에 도움이 될 것이니까요. 다음 학기에는 좀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이 주어질 수 있으려면 후원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사업이 번창해야 하겠기에 제가 그 제목으로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이번 학기에 이처럼 장학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교회와 성도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는 필리핀 신학생들의 맘속에 하나님의 축복으로 인한 감사의 마음이 일어날지언정 주눅이 들거나 느슨해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남흥교회 대학부 비전트립팀 영접

        지난 7월 10일에는 대구남흥교회 대학부 청년 16명이 이곳 PTS를 방문했습니다. 제 모교회이기도 한 남흥교회 청년들을 이곳에서 맞이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었습니다. 학교 안내를 하면서 한국교회를 통하여 필리핀이 복을 받게 된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강의를 하면서 각자의 삶 속에 선교의 영역을 넓혀 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학생 소그룹 결성 진행 중

        학생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교제하기 위해서 소그룹 결성을 계획해 왔었는데 빠른 시일 안에 2개의 소그룹이 결성될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학생자치회 임원단들인데, 학생회장인 Joel이 자원해서 소그룹 지도를 부탁한 것입니다. 저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학생회는 공식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저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학생자치회 담당지도교수와 의논한 끝에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최소한 2개의 소그룹이 잘 결성이 되어 학생들과의 보다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은혜를 서로 나눌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무리 및 기원]

        두 달 전에 있었던 저희 집 절도미수사건 이후 저희 집은 아주 평온한 상태로 잘 유지되어 왔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기도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너무 지나치게 경계를 하다보니 필리핀 사람들 자체에 대한 사랑이 자꾸만 식어질까봐 염려되기도 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저희들이 심약해지지 않도록 기도로 후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인내의 정신이 저희들 속에 채워지기를 소망합니다.

        저와 함께 필리핀 선교사역에 동참하시는 모든 교회와 성도들의 삶과 사역이 더욱 더 풍요로워지기를 기원합니다.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심같이 더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실 수 있도록 여러분들에게 은혜 위에 은혜가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감사하노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을 들음이요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둔 소망을 인함이니 곧 너희가 전에 복음 진리의 말씀을 들은 것이라

이 복음이 이미 너희에게 이르매 너희가 듣고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날부터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도다” (골로새서 1:3-6)


[기도제목]

1. 우기 중 저희 가족의 안전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도록(차량운행, 위생 등)

2. PTS의 장학금 수혜자들의 마음이 주눅들거나 느슨해지지 않고 깊은 감사와

  헌신과 도전정신으로 채워져서 학업과 사역에 더욱 더 열중하도록

3. PTS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모금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4. 필리핀 사람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인하여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과 천국을

   더욱 사모하게 되며, 또한 필리핀의 경제가 일어설 수 있도록


필리핀 까비떼에서

정재왕(장정희, 초록) 선교사 올림


2006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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