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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7일(수) - 진정한 선교란?

 

 

Kidapawan에서의 작별을 고하며 숙소에서 잠깐 PGA-ASA Printing Press에 들렀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Davao에 있는 고무공장 사장의 막내아들 집에서 지낼 것이라고 하며 인쇄소의 여주인이(막내 아들의 바로 위 누나) 오후에 그곳으로 가 있겠다고 합니다. 아마 인쇄소 사장이 자기의 처남에게 제의를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손님이 왔는데 그 집에서 하루 묵게 할 수 없냐고.

Good Soil Foundation에 가기 위해 Davao로 가는데 민다나오에는 곳곳에 정부군 검문소들이 많습니다. 그곳 길바닥에는 코코넛 나무 껍질로 턱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 큰 나무에서도 꽃을 볼 수 있는 것이 이곳 필리핀 거리의 특징입니다.

 시간도 많고 해서 도중에 간식을 먹고, 해변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Davao 시내로 향했습니다. 도중에 손선교사님과 전화통화를 몇 번 했는데, Good Soil Foundation은 이미 지나온 방향에 있고 요즘 어떤 보안상의 문제로 그곳에 안가는 것이 좋다고 하여 이곳 가이사노 백화점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진정한 선교란?

 

  Good Soil Foundation은 오래 전에 이곳으로 온 한국인 선교사가 세운 NGO로서, 한국의 조한구 회장이 세운 자연농업협회의 자연농업 방식을 이곳 필리핀 현지의 농부들에게 가르쳐주면서, 그것을 매개로 하여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모슬렘들에게 접근하느라고 보안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쌀과 옥수수 등은 이미 성공을 했고 돼지와 닭은 시험 단계인데 거의 성공을 해서 토종닭을 보통의 토종닭보다 두 배의 가격에 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교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분도 처음에 와서는 의료 서비스 제공도 하고, 물질도 퍼주어 봤는데 그 효과는 일시적이고, 결국은 그들 스스로 자립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그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그들을 물질로만 후원하는 것은 결국 자기 왕국을 만드는 욕심이라고 하며, 그것이 현지인들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의 현실은 선교사가 보고를 잘 해주기 원하므로 결국 보고를 위해서는 뭔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그런 선교사에게 선교비가 많이 지원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실정이라고 합니다.

  선교지의 현지인들에게는 고기만을 제공해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는데, 물질로만 지원해 주는 것은 실적을 위주로 한 타성일 뿐이라고 합니다. 한국서 선교를 지원하는 교회도 지금보다 성숙할 필요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면 결국은 그런 방향에 맞추어서 활동하고 그 실적을 보고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선교지에 와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깨달은 것을 저보고는 빠른 시일 안에 깨달았다고 칭찬하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반갑다고 하며 노트북을 꺼내서 친절하게 그러나 서두르며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토양의 성분을 알아야 하는데, 표토의 5cm 안에 거의 모든 Micro Organism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김치의 원리인데 표토에 있는 토착 미생물을 잘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한 예로, 밥을 대나무 밑에 놓으면 그 속에서 미생물이 번식하고, 이틀 후에 거기에 필리핀 흑설탕과 믹스해서 항아리 속에 넣고 1주일이 지나면, 토착 미생물이 발효가 됩니다. 그것을 바로 사용하면 너무 강해서 안되고 1:500 내지는 1:10000 정도로 희석을 해서 비료 대신 사용합니다. 요즘은 쌀 대신 코코넛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방식을 레몬 농장에 적용해 보았더니 평상시 1ha의 땅에서 1주일에 2 Sack을 수확하던 것이 40 Sack으로 되었답니다. 포도송이가 75cm가 되기도 하고, 두리안이나 옥수수, 가지 등 여러 과일에 적용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양계장 등에 대해 적용한 사례도 자세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사람은 진정으로 필리핀 현지인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리핀 경제의 치명적인 문제는 토지개혁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60년대에 이승만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강제로 누구든 예외 없이 대지주의 땅을 빼앗아서 소작인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면 되었는데, 98년도에 토지개혁을 하면서 현 아로요 대통령의 친인척들의 땅(자신의 땅을 포함하여)을 제외시키기 위해 100개 이상의 예외 조항을 둔 것이 헛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60 내지 200개의 가문이 필리핀 전체 땅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땅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자동으로 부자가 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무농장의 경우 1ha의 땅에 고무나무가 이미 심어져 있다면 고무 수확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주인은 가만히 앉아서 1년에 100만원의 세를 받습니다. 1ha를 약 500만원이면 살 수 있는데 2억원을 주고 40ha의 고무농장을 사놓으면 한 달에 세만 40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그리고 고무나무는 저절로 자라고 바나나 나무처럼 잘 죽지도 않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나무 값이 제외되어 있는데 묘목을 값싸게 사다가 5년만 경과하면 그때부터 수확을 할 수 있으니까 땅만 있으면 저절로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선교의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 현지인 목회자들에게 다달이 지원을 할 것을 모았다가 1ha씩 땅을 사 놓으면 영원히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민다나오의 시골의 경우 한 달에 5만원이면 생활비와 활동비가 되니까, 1ha의 땅만 사더라도 현지인 목회자 두 명을 영원히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땅을 1ha씩 팔지 않는다는 것이고, 처음부터 바로 지원하려면 고무나무가 이미 심겨진 것을 사야 하니까 나무값이 더 필요합니다.

 

 

민박을 하러

 

  서로 생각이 통하면서 시원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고무공장 사장의 막내아들 집으로 갔습니다. 인쇄소 사장 부인은 벌써부터 와 있었습니다. 조금 늦게 갔더니 집주인은 Kidapawan에 다녀와서 배가 고파서 먼저 저녁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데리고 SM City로 가서 저녁을 사주었습니다.

  일로일로에서는 모두 없이 사는 사람만 보다가 다바오에서는 부자들 집에 다니니까 많은 것이 달라 보였습니다. 집이 굉장히 크고, 거실이 아마 25평쯤 되는 것 같습니다. Helper도 여자 둘 남자 둘이 있고. 우리를 위해서 대형 침대가 두 개 있고 목욕탕도 호텔 수준인 방을 내 주었습니다. 필리핀에 와서 처음으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샤워꼭지 밑에서 샤워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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