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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일 오전 예배 후에 출발하여 까만닥(Camandag)에 다녀왔습니다. 선교지 방문을 계획하게 된 목적은 두가지였습니다. 이곳에 장기 선교사로 오신 이목사님이 살림집을 짓고 있는데 공사하는 인부들이 모두 까만닥 출신입니다. 그래서 공사 도중 인부들을 위로차 그 가족들에게 염소를 한마리 잡아 먹이고, 그곳 교회를 방문하여 선교지 현황을 파악하고, 이목사님의 사역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함께 떠난 사람은 인부들 11명과 이목사님 부부와 저, 합이 14명입니다. 참고로, 인부의 하루 일당은 십장(이름 = Timi)이 우리 돈으로 7,000, 그 다음 급이 5,000, 막노동이 4,000원입니다. 공사하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이들은 각자가 개인적으로 밥을 해먹는데, 식사 도구는 솥단지 하나입니다. 반찬은 닭고기 바비큐 같은 것 손가락 두 개 정도 크기 한쪽이 전부이고, 연료는 나무를 주워다가 땝니다. 하루 일당 4,000원이면 일주일 정도의 주식과 간식이 해결된다고 합니다. 잠은 공사 현장 마당에서 그냥 잡니다. 비가 오면 이목사님 현재 사는 집의 지붕 안에 들어와서 자고.

 

  점심 식사 후에 교회 지프니를 타고 Jaro에 가서, 일종의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곳에서 봉고를 한 대 대절했습니다. 일인당 600원씩 하고, 14명이(운전수 포함 15) 12인승 봉고에 타고 40분 정도 가니까 Leon이라는 도시가 나옵니다.(13:50-14:30) 현지인들은 체구들이 작으니까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12인승 봉고에 15명이 타도 별로 비좁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Leon에서 지프니를 갈아타고 가는데, 그곳에서 여러 가지 장을 또 봤습니다. 까만닥 교회의 저녁 예배 후에 교인들에게 나눠줄 과자는 미리 준비했고, 그 사이에 인부들과 간식으로 먹을 빵과 물을 준비하는데, 빵은 다섯 조각들이 한 봉지에 100원씩 합니다. 인부들은 또 각자 자기 집에 선물로 가져갈 빵과 설탕, 생선 등의 장을 봅니다. (가는 도중에 지프니에서 먹으라고 빵을 각자 하나씩 나눠주었는데 모두들 자기 식구들 가져다 준다고 안 먹었다고 합니다.)

  까만닥에 가는 지프니는 가파른 산을 넘어가야 하니까 보통 지프니와 달리 힘이 좋아야 합니다. 인부들은 모두 지붕 위에 올라타고, 지프니 안에는 남자라고는 이목사님과 저 둘밖에 없습니다. 가다 쉬다 하면서 1시간 40분을 갔는데, 산길에서 덜컹거리는 것을 안넘어지고 버티려고 손잡이를 꼭 잡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요금은 일인당 800) 게다가 산을 힘들게 오르느라 안간힘을 쓰는 디젤엔진 소리는 참으로 요란합니다. 이곳 차들은 거의가 한국서 폐차해서 고철로 판 것을 가져다가 다시 조립해서 만든 차입니다. 보통 여자들은 매연 때문에 손수건을 코에 대고 탑니다.

  Leon을 출발한지 얼마 안돼서 강변에서 오토바이 경주가 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니까 아예 차를 길가에 멈추고 다 내려서 잠시동안 구경하다가 다시 갑니다. 차의 라디에이터가 새는지 중간에 물을 만나면 조수가 내려서 열심히 물을 퍼붓습니다. 그것도 지붕 위로... 라디에이터에 물이 들어가는 입구가 지붕 위에 있습니다.

  종점이 아직 아닌 것 같은데 인부들 대부분이 내리기에 따라 내리려고 했더니 우리는 그냥 타고 있으라고 합니다. 그냥 있다 보니까, 지프니가 한 마을로 들어갔다가 다시 그곳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곳에 다녀오는데 사람을 전부 그대로 싣고 가면 언덕을 오르는데 힘이 드니까 남자들은 내려서 기다렸다가, 거기서 다시 타고 다른 길로 갑니다. 그곳에서 옆 마을에 사는 인부들 몇 명은 자기들 집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임시 종점에서 지프니를 내렸습니다.(15:00-16:40) 2주 정도 지속된 태풍 때문에 산사태(Land Slide)가 나서 지프니가 못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40분을 걸어서 산을 내려갔는데(16:40-17:20) 우기철에는 그런 일이 잦아서, 서사모님은 3시간을 걸어서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까만닥(Camandag)은 일로일로 시에서 거리로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곳 파나이 섬에는 우리나라 도에 해당하는 Province가 네 개가 있는데, 일로일로 시가 들어 있는 일로일로 Province 내에 있습니다. Leon은 우리나라 구 정도에 해당하고, Camandag은 우리나라 동 정도에 해당하는 Barangay라고 하는 행정구역입니다. Barangay가 큰 경우에는 그것을 몇 개의 Subdivision으로 나눕니다. 그 각 구역마다 자치제를 실시하는데 그 장들을 전부 직접선거로 선출합니다.

  

  까만닥은 거리상은 도시와 가깝지만, 산이 굉장히 깊어서 외부에서의 접근이 힘든 곳입니다. 그곳에 마을이 형성된 이유는, 그 옛날 스페인에서 침략했을 때 그들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고 산골로 피신한 곳이 그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카톨릭이 들어오지 않았고, 그곳에 서선교사님이 선교를 하여 마을 전체가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인구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자 몇 주간의 도시생활 후에 약간의 먹거리를 손에 들고 집으로 가족을 찾아가는 인부들의 마음에 설레임이 있는 듯합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의 전경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고향이라는 제목을 붙이겠습니다. 냇물이 마을의 양 옆으로 넓고도 시원하게 흐르고 집들은 산 속에 푹 파묻혀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마을 앞의 냇물 위에 대나무로 만든 현수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교회가 나옵니다. 그 바로 앞이 목사님(Pastor)집이고... 목사님은 사전에 우리가 온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태풍 때문에 찻길이 끊어진 것은 물론, 전기가 끊어진지 2주가 되었고, 핸드폰은 전파가 터지지 않고, 유선 전화는 없습니다. 완전히 인편이 아니고는 외부와 단절된 상태입니다. 목사님한테 연락할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하니까, 귀마라스 섬에 있는 자기 사위 윌슨에게 전화하면 그곳에서 심부름하는 사람을 보낸다고 합니다. 완전히 조선시대 때의 역마꾼 같습니다.

  

  어떻든 목사님 댁에 여장을 풀고, 사모님은 그때부터 손님맞이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머무를 방 두개를 비우고 닭을 잡고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마치 구경거리가 난 것처럼 몰려들어서 우리를 힐끗힐끗 쳐다보고... 금년 들어 그 마을에 외국인이 처음 들어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단기선교 팀이 오더라도 우기철에는 일정을 잡기가 힘든 곳입니다. 건기에는 마을 앞까지 지프니가 들어오는데 우기에는 길이 어디서부터 끊겼을지 모르니까 일정을 그곳으로 잡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교회당에 다녀와서 사택으로 들어오자 날이 금방 어두워져서 목사님이 촛불을 준비해 와서, 7시에 시작하는 저녁 예배 전까지 우리에게 현지의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현지인 인부들은 거의가 학력이 없는지 십장 한 명이 겨우 간단한 영어가 통하고, 인부 중 한 명이 영어 단어 몇 개 아는 것이 전부라서, 공사할 때도 말보다는 주로 바디 랭귀지로 일을 시킵니다. 정 답답하면 선교사님이나 사모님에게 통역을 부탁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곳 목사님은 영어가 가능한데, 발음은 완전히 스페니쉬 수준입니다. 예를 들면 여기를 말하는 here를 히어가 아니라 히르라고 발음합니다. There are 같으면 데아르 아르라고 발음하고... 그런데도 그 목사님의 영어가 한 단어도 빠지지 않고 다 알아들어지니 신기합니다. 이번 여행의 경우는 갑자기 이목사님이 같이 가자고 하여 별 계획 없이 따라갔던 것인데 통역사의 역할을 제대로 했습니다.

  그곳 목사님은 1940년생인데 서선교사님이 시작한 PTI(Pastor Training Institute; 목회자 훈련원) 1기생이라고 합니다. 졸업여행으로 서울 및 전주의 몇 개 교회를 방문했는데 그때 방문했던 교회와 목사님들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PTI 졸업생들끼리는 한국으로의 졸업여행이 일생에 가장 큰 추억입니다. 성이 Caalem이고, 이름이 Quirico. 한국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교회의 형편을 이야기합니다. 태풍 때문에 전기가 끊어진지 2주가 되었고, 전기가 나가는 경우는 교회의 전기를 발전기로 돌려야 하는데, 발전기가 고장이 났지만 수리비 10,000원이 없어서 못 고치고 있으며, 수리비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누군가가 발전기를 빌려와서 잠시 후에 보니까 교회에 불이 켜져 있습니다. 또 교회 주변을 걸으면서 기도제목을 얘기하는데, 영적인 부분은 거의 없고 전부가 물질적인 내용입니다. 7ha의 땅이 있는데 거기에 커피 농사를 지어서 거기서 나오는 수입금을 복음화 사업에 이용하려고 하는데 비료를 구입할 돈이 없다, 교회 벽체 공사를 덜 마쳤는데 시멘트 5포대가 있으면 해결된다. 교회 입구 화단을 정리하는데 재료를 구입할 돈이 없어서 이 정도에서 멈추고 있다는 등.

  

  교인의 수는 아이들을 포함해서 보통 350명 정도가 모인다고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일로일로에 고등학교를 위해 나가있고, 귀마라스 섬의 아가페신학교와 도시의 대학에 다니니까 젊은이들이 많이 없다고 합니다. 방학 때가 되면 많이 돌아온다고. 시간이 되어 예배에 참석하는데 맨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설교 전에 소개를 해서 잠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설교 시간에 특별히 우리를 보고 양해를 구합니다. 교인들이 50% 정도만 영어를 알아듣기 때문에, 전부를 영어로 설교할 수 없고 대부분 일롱고어로 설교 할테니까 양해를 해 달라고 합니다. 군데군데 영어로 말하는데 설교의 내용은 한국이 잘 사는 것은 선교사를 많이 파송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외국에 선교사를 파송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이미 우리 교단에서 아시아 3개국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여러분도 비전을 가져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예배 후에 모두와 악수를 나누고, 준비해 온 과자를 나눠주는데, 교회에 안나오는 아이들인지 교회 뒤편에 구경하러 온 아이들도 있습니다. 해 지기 전에 까만닥에 도착해야 한다고 점심을 이목사님 댁에서 라면으로 먹고 왔는데 예배 전에 밥을 안주기에 그냥 참고 있었습니다. 선교지에 가면 주는 대로 먹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식사 때가 되었는데 밥을 안주고 바바나 하나를 주기에 간식인줄 알고 먹었는데 그것이 주식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배가 7시에 시작인데 예배 전에 밥을 안주기에, 이미 저녁식사를 마쳤는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현지인들은 4시반이나 5시가 되면 저녁을 먹고 9시 정도면 거의 잠을 잡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우리가 갑자기 와서 손님 대접한다고 닭을 잡는데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고, 목사님 부부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우리 때문에 밥을 늦게 먹는 것입니다. 예배가 7시에 시작하여 9시가 다 되어 마치고 나서 사택에  들어와 잠시 앉아있는데 목사님이 밥 준비가 다 되었다고 식탁으로 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음식은 밥에다가 닭고기 반찬 한가지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먹어보니까 닭이 굉장히 맛있습니다. 다음날 요리하는 것을 보니까, 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서 뜨거운 물에 껍질을 벗기고, 일단은 바베큐로 굽고 난 다음에 물 속에 넣고 삶는 것입니다. 닭고기가 쫄깃쫄깃하고 맛있기에 참 맛있다고 하니까 토종닭을 잡았다고 합니다. 평상시에 식구들만 있을 때는 그런 닭을 못 먹는데 손님이 와서 토종닭을 잡았다고. 식사 후에 이목사님과 함께 바람직한 선교의 방향에 대해 한참을 얘기를 나누다 잠자러 갔습니다.

  

  

  

  사택을 포함하여 동네의 모든 집들이 현지인 집의 전형적인 형태인데, 콘크리트 기초 위에 바닥이 지면에서 1미터 정도 올라오게 하여 대나무로 바닥과 벽을 만들고 함석 지붕을 얹은 것입니다. 방은 각각 반평 정도의 크기이고, 대나무 침대가 있습니다. 이목사님 방에는 매트리스와 얇은 이불이 있었고, 제 방에는 매트리스 없이 카시미론 이불만 있었고. 처음에는 별로 몰랐는데 자다보니까 한기가 올라오고 많이 추웠습니다. 조금은 덜덜 떨다가 날이 새자마자 일어나 세면도구를 들고 주변을 걸었습니다.

     

  

  잠시 후 이목사님 부부와 합세하여 교회 주변을 돌아보는데 십장이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교회로 와서 같이 그 사람 집을 방문하고, 동네 주변도 구경했습니다. 인부의 집에 가보기도 하고. 현지인들의 보통 생활을 가까이서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60년대 초반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하며, 어떤 아이는 코를 입술까지 흘리다가 훌쩍 들이마시는 모습도 그렇고, 특히 아이들 중에 언챙이가 많고, 제 정신이 아닌 노인도 봤습니다. 마을 회관 앞과 길에서는 벼를 말리고 있고. 이곳에서는 못자리를 안하고 볍씨를 그냥 뿌려서 삼모작을 합니다.

  

  

  잠시 후 목사님을 만났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교회에서 기도를 한 후 농장에 일하러 다녀왔다고 합니다. 목사님과 같이 동네를 한바퀴 더 돌면서 구경하고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습니다. 먼저 교회당에 다시 들어가서 기도제목을 몇가지 더 들었는데, 교회 의자를 전부 GVC교회에 있는 것처럼 교체하려고 하는데 합판이 20장이 필요한데, 현재 10장이 있으니까 10장만 더 구입하면 된다. 한 장에 880페소(18,000)니까 8,800페소만 있으면 교회 의자가 전부 정비된다. 강대상 뒤의 기도실에는 의자가 하나밖에 없는데 몇 개 더 구입할 예정이다. 교인들이 열심히 일해서 십일조를 내면 성도가 늘어나는 경우 교회를 정비할 돈이 모일 것이다. 그 일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

  

  

  그리고 인부들을 먹일 염소 가격을 흥정하는데 몇 차례 Negotiation이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 가격을 흥정하다가 결국 30,000원에 한 마리를 잡기로 하자, 염소를 뒤켠으로 끌고 갔습니다. 가격을 흥정하는 동안 염소는 열심히 풀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이... 뒤로 가보니까 염소는 구석에 매여 있고, 앞에서는 자기를 잡을 물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또 나중에 가보니까 염소가 옷을 다 벗고 몇 조각으로 나뉘어 살신성인()하여 있습니다. 염소 잡는 일은 교회 청년들인지 젊은 남자들 너댓명이 붙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을 준비하는 것을 보았는데 조그만 토종닭을 또 잡고 있었습니다. 한 마리 요리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아침 닭은 교회의 젊은 청년이 요리하는데, 목사님이 그 청년에 대해 설명합니다. 교사가 되어야 하는데 정부가 월급 줄 돈이 없어서 많은 교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필리핀에는 교사를 위한 공부를 마쳤는데 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들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아침 식사 후에 동네의 천연 풀장에 다녀왔습니다. 미국 호텔에 딸린 수영장보다 조금 크고 좋은 것 같습니다. 물은 조금 차갑다고 합니다. 점심이 준비되는 동안 그곳 목사님에게 현지의 사정을 자세히 물어보고, 이목사님과 앉아서 앞으로의 선교는 물질 자체를 공급해 주는 것보다는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쪽으로 가야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까만닥 지역은 고도가 높아서 우리나라 농작물이 잘 될 것 같고, 무엇보다도 물이 풍부해서 여건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전기도 자주 나가는데, 그곳에 물이 많으니까 수력발전 시설을 하는데 약 1,000만원 정도면 시설을 해서 동네에서 쓰고 남는 전기는 다른 동네에 팔 수 있다고 합니다. 땅은 한 평에 약 1,000원 정도이고, 그곳에 방 3개 정도의 집을 짓는데 비용이 300만원 정도. 그러니까 100만원을 들여서 1000평 정도의 땅을 사고, 거기에 집을 지어서 현지인 한 가정을 살게 하면서, 농작물 재배하는 것을 가르쳐서 수입을 얻도록 하여 그것이 성공하면 마을 전체 주민에게 그 방법을 보급하면 충분히 자립할 수가 있겠다는 의견을 나눠봤습니다. 그것으로 교회가 자립을 하여 외부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복음화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필리핀 사람들은 보통이 게을러서 스스로는 거의 일을 안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같이 붙어서 같이 일을 해야 하니까 돈만 가지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그곳에서 같이 생활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이목사님 부부가 선교사로 오신 것으로 압니다.)

  그 동네의 먹는 물은 굉장히 깨끗하다고 합니다. 산에서 샘이 솟는데 그곳에는 사람이 안 살고 가축도 없어서 물이 오염되지 않았다고. 수돗물은 염소 등의 약품 처리를 하는데 그 물은 아무 처리를 하지 않아도 깨끗하다고 합니다. (물론 오염은 안되었겠지만 필리핀은 자연 조건이 석회석이 많아서 우리가 그냥 먹기에는 안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 보았습니다. 그 석회석은 노아의 홍수 때 생긴 것으로,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면서 일어난 격변을 미처 피하지 못한 조개들의 껍질이 부수어져 생긴 것입니다.)

  

  염소 요리가 다 되어서 이목사님 사택 작업하던 인부들과 동네 청년들이 같이 모여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지프니 차 시간 때문에 바로 떠나야 한다고 부랴부랴 짐을 들고 떠나는데, 보니까 인부들은 각자 집에서 쌀 등의 먹을 것을 잔뜩 들고 가는 것입니다. 어제 한참을 걸었고, 잠을 춥게 잔데다가, 아침에 큰 일을 보는데 뚜껑 없는 변기에서 기마자세로 조금 있었더니 넓적다리가 뻐근해서, 이번에는 산을 오르는 길이라 걱정이 약간 되는데 그들은 무거운 짐까지 들고 갑니다. 집에서 농사지은 쌀을 가져가면 돈이 안 드는데 도시에서 사먹으면 비싸니까 일용할 양식을 집에서부터 이고 가는 것입니다.

  

  

  산을 내려올 때는 40분 정도 걸었는데 올라갈 때는 시간은 조금 단축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온 길로 가면 거리를 많이 돈다고 지름길로 가자고 하여 가파른 산을 기어서 올라왔기 때문에 시간은 단축되면서 힘은 많이 들었습니다. 산을 다 올라가니까 지프니가 대기하고 있어서 바로 타고 내려갔는데, 조금 가서 다른 지프니로 갈아타라는 것입니다. 거의 40분을 기다렸다가 Leon으로. Leon에서 다시 봉고를 대절하여 잠시 오다가 어제 헤어졌던 다른 인부들을 태우로 일로일로로. 마침 그 차가 우리 집 앞을 지나기에 저는 시내까지 안 가고 집앞에서 내렸습니다.

   

  집에 tutor가 아직 있어서 잠시 tutor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Leon은 스페인어인데 영어로 Lion이라고 합니다. Camandag은 영어로 Poison() 혹은 venom(독액)의 뜻이고. 그런데 아주 위험한 여행을 하고 온 것이었습니다. LeonCommunist들이 많이 있는 곳인데, 얼마 전에도 꼬마 아이를 납치하여 정부에게 몸값을 내놓으라고 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외국인을 보면 납치해서 정부와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서선교사님도 비슷한 경험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더라도 그들에게 다시 가서 다음에는 창조과학을 가지고 같이 말씀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현지의 일반인들에게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쉽게 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할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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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목사 2008.03.07 20:53
    장로님의 경험이 앞으로 우리 교회의 선교 사역에 큰 유익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로님의 그곳에서의 섬김이 아름다운 열매로 나타나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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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드맨 2008.03.07 20:53
    장로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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