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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현 선교사 남아프리카 이야기 5 교통사고 이야기

 

이미 기도편지를 통해 말씀드린 대로 저희 가족은 케이프 타운을 떠나 정착지인 이스트런던으로 가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운전을 하고 있는 저의 옆자리에는 딸아이가 있었고, 뒤 자리에는 이불과 옷가지를 담은 가방과 함께 아내와 아들이 비좁게 앉아 있었습니다. 이미 저희는 케이프 타운을 떠나 7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려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남은 300여 킬로를 마저 달려가기 위해 제한 속도인 시속 120킬로로 이스트런던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옆 차선에서 달리던 모래 실은 트럭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제 차 앞으로 넘어지면서 미끄러졌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쓰러지는 커다란 트럭이 눈앞에 “클로즈업” 되면서 앞 유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불과 1-2초 안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 갔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사고로 다치거나 죽으면 어떻게 하나” “하나님 우리를 지켜 주세요” “충돌 없이 차가 서야 할 텐데” 등등 수많은 생각이 순간의 시간을 통해 제 머리에서 떠올랐습니다. 휴~

 

그리고 아! 하는 순간 옆으로 쓰러져 모래를 쏟으며 미끄러지는 트럭의 뒷부분과 제 차가 “쿵”하고 부딪혔습니다. 차가 부딪힌 후에도 트럭은 앞으로 계속 미끄러져 갔고, 저는 2차 충돌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더 힘껏 밟았습니다. 2차선의 고속도로에서 옆 차선에도 차들이 시속 120킬로로 달리고 있기에 옆으로 핸들을 돌렸다면 아마도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제 차는 쏟아진 모래 위로 멈추었고 다행히 또 다른 차와 2차 충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멈춘 순간 아이들과 아내는 동시에 “아빠! 기름이 흐르고 있어요”라고 외쳤습니다. 트럭 연료통에서 기름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는 혹 트럭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차를 트럭 앞으로 운전해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습니다.

 

차에서 내린 저는 아내와 아이들이 무사한지를 확인하고 트럭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벌써 수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고 몇 사람은 벌써 트럭 주위로 달려가 트럭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트럭에 탄 두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트럭을 벗어났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저희도 사고처리를 대충 마무리하고 다시 포트엘리지베스에 있는 선교사님 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스트런던으로 가던 길을 잠시 멈춘 저희에게 많은 분들이 이스트런던이 아닌 다른 사역지를 고려해 보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하나님께서 저희가 가는 길을 막으시기 위해 교통사고를 나게 하셨다고 믿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가는 길을 막으려는 악한 세력으로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셨다고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도우셨기에 대형사고가 났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저희 가정은 모두 머리털 하나 손상되지 않고 무사했습니다. 남은 문제는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의 보상문제만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며

교통 사고 처리를 경험하며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을 다시 한번 경험하였습니다. 교통 사고를 당하고 사고를 낸 트럭 회사에서 보상을 해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사고 당시 트럭 주인이 보험회사에서 처리해 줄 것이라는 약속을 믿었기에 한 주, 두 주를 기다렸는데, 한 달이 지나도 보험회사나 트럭 주인으로부터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새로 구입한 차의 보험을 든 보험 설계사에게 제 사고 차에 대해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그 보험설계사가 다니는 교회에 방문하게 되어서 주일 예배(2월 7일)를 마치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일이 지난 날 (2월 11일) 아침 저희 집 앞 도로를 공사하는 관계로 너무 시끄러워 아내에게 집 주변도 익힐 겸 산책을 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잘 따라 나서지 않던 아내는 그날따라 순순히 저의 말에 응했습니다.

 

처음 10여분은 약간 흐린 날씨로 인해 구름이 해를 가려 주어서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남아프리카의 햇살은 한국과 달리 살이 몹시 따가울 정도로 강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던 구름이 순식간이 사라지면서 저희는 따가운 햇살 아래 힘겨운 산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는 아내의 말에 길 끝이 보이는 곳까지만 가보자고 설득을 해서 그곳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지나가던 차가 저희 옆에 섰습니다. 사람도 별로 다니지 않고 차량의 왕래도 많이 없는 한적한 도로였기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아프리카에 온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저희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누군가 하고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차창 밖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제가 보험을 들었던 보험 설계사인 콜린 부시였습니다. 순간 저는 하나님께서 이 사람을 이렇게 만나게 하셨구나 하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고 청하고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저의 차 사고 경위를 그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저의 말을 듣고 콜린은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내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다시 만나 사고 처리를 논의하자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저는 콜린의 사무실로 찾아가 사고 경위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주었고, 콜린은 사고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의 전화를 계속 피하던 트럭 주인은 콜린의 전화를 받았고 그는 처음 저에게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말을 바꾸어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오히려 트럭을 뒤에서 박은 제가 잘못을 했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사진으로 찍을 수도 없었고 이미 사고가 난 상태에서 운전 중에 일어난 일을 실제로 보지 않고서는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고가 난 후의 정황은 분명 모래를 실은 트럭이 제 옆 차선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제가 달리는 차선으로 넘어 들어와서 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교통사고를 통해 오히려 집을 구하고 아이들 학교를 보내는 등 정착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차 사고로 인한 보상을 꼭 받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남아프리카에서 새로운 문화를 보고 배우고 이해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차를 사면 먼저 명의를 이전하고 보험을 든 상태에서 차를 운전해야 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상황이 허락하지 못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보험 없이 운전한 저의 불찰도 있기에 손해를 보더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트럭 주인이 잘못을 시인하고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면 응해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고 외국인이라는 약점을 알고 제 전화를 의도적으로 피하며 보상을 해 주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화를 끊고 콜린과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를 했습니다. 콜린은 저에게 모든 경우의 수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먼저 상대방 보험회사에 사고 보상에 관한 편지를 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찰서에서 사고 당시 제 차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발급 받아서 함께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 보험회사의 답변을 기다리고 답변이 저희의 기대에 못 미치면 상급 기관(보험회사 상호간에 중재를 하는 기관)에 다시 편지를 보내고 그래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법원에 재판을 신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보통 기간은 1-2년 정도 걸리고 만약 재판에서 지면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이미 사고가 났고, 사고를 처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씩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경찰서에서 증명서를 발급받고 상대방 보험회사에 사고 경위를 써서 편지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모든 과정은 콜린과 그의 비서(부인)의 도움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콜린과 저는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자주 만나게 되었고 저의 살아온 과정과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곳까지 인도하셨는지를 나누었습니다. 콜린과 만나는 일은 상대방 보험회사와의 어렵고 복잡한 싸움을 하는 일과는 별개로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사람을 만나는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콜린과 그의 부인, 유란다는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 붙이신 도움(에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편지는 보냈고 남은 일은 기다리는 일만 남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콜린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고 처리 과정은 아주 느리게 진행되었는데, 한 주에 한 가지씩 처리되었고 몇 주가 지나서 상급기관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서, 사고가 난지 꼭 석 달이 지나서 (4월8일) 상대방 보험회사에서 제 차 수리비와 견인비 그리고 견인 후 보관료(15일치)를 지불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 기도편지에 교통사고의 모든 처리 과정 또한 저희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의 결과임을 확신하기에 기도와 아울러 하나님께서 이 사고 또한 어떻게 처리하시는지 함께 지켜보면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고 전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믿음대로 하나님께서는 비록 제 차가 보험도 들지 않았고, 차 명의도 전 주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 사고 차량의 주인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기도 가운데 응답하셨고, 콜린을 만나게 하셨고, 결국 그를 통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처리를 사고 이전으로 돌리셨고 저는 보상금과 사고차량을 처분한 금액으로 새로운 차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남아프리카에서 이러한 일처리를 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콜린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게 하셨고 이 일을 처리하게 하셨다면서 수수료 받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법률적인 문제나 세금 문제 등 남아프리카에 살면서 저희에게 일어나는 일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경험하면서 때로 시편의 저자처럼 ”많은 사람이 있어 나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하나님께 도움을 얻지 못한다 하나이다.” (시3:2)라는 고백을 똑 같이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역지를 알아보라는 진심 어린 충고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처리를 통해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나를 건지시는 하나님의 도움을 경험하였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힘과 나의 방패시니 내 마음이 저를 의지하여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 노래로 저를 찬송하리로다.” (시28:7)

 

그러므로 우리 가정을 남아프리카, 이스트런던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여 찬양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를 도우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여호와의 이름을 이 땅 가운데 더 높이기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살아갈 것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이 일에 함께 기도하며 동역하는 믿음의 후원자를 많이 만나기를 또한 소원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 (시121:1,2,8)

 

남아프리카, 이스트 런던에서 임성현, 김민정 선교사 (혜진, 해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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