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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현 선교사 남아프리카 이야기 3

남아프리카에서 두 아이 학교 보내기 2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두 주째 되는 목요일 아침에 두 아이의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서 이민국(Home Affairs)에 제출한 뒤 아이들의 학생비자(Study permit)가 언제쯤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주가 지난 금요일에 이민국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아직 서툰 영어와 남아프리카의 특유의 액센트로 인해 잘 알아듣기가 어려웠지만 새로운 추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 저의 말에 담당자는 월요일에 이민국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벌써 학기가 시작한 지 세 주가 지났고 다시 새로운 서류를 준비해서 접수하고 기다리면 어쩌면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시기가 자꾸 늦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를 뒤로 하고 월요일 아침 일찍(오전 7시 30분에 업무시작) 이민국에 아내와 함께 갔습니다. 앞 사람의 업무 처리를 하는 동안 바깥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저희 차례가 되어 담당자를 만나서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되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는 무슨 서류를 준비해야 하느냐며 오히려 저희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의 비자 서류는 그곳 사무실에 있지 않았습니다. 담당자는 서류를 찾느라고 이곳 저곳을 한참 찾았고 심지어는 방문을 잠그고 나가서 다른 사무실까지 서류를 찾기 위해 갔다가 돌아 왔습니다. 서류를 찾지 못한 담당자는 접수한 날짜를 묻고 날짜를 계산하더니 아직 두 주가 안되었으니 두 주가 되는 수요일에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이민국을 나오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또 다른 서류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면 아이들이 좀 더 빨리 학교를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일에 갔을 때 다른 서류를 더 준비해 오라고 하면 점점 더 늦어지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수요일에 다시 이민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날 담당자는 두 아이의 비자를 허락하고 비자 도장을 여권에 찍어 주었습니다. 사실은 담당자가 서류철을 꺼내고서 서류철 앞에 붙어 있는 쪽지를 보았습니다. 쪽지에는 추가로 필요한 서류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러나 담당자는 그 내용을 읽어보더니 오히려 그 종이 쪽지를 구겨서 휴지통에 버려버렸습니다. 이 모든 상황 가운데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저와 아내는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 이스트 런던의 이민국 담당자는 무례하고 불친절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서류를 요구하면서 두 번, 세 번 이상 방문을 해야만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정확히 두 주 만에 다른 추가 서류의 요구 없이 비자를 받았던 것입니다.

 

비자를 받고 바로 학교로 가서 서류를 접수하고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남아프리카에서 학교 보내기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교복을 사고 책과 노트 그리고 필요한 학용품을 사야 합니다.. 교복을 파는 가게는 학교 안에 있는데 화요일과 목요일 1-3시까지 문을 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금요일이 되어야 첫 등교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책은 학교에서 공급해 주고 한 학년이 마치면 다시 반납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초등학교는 학교 책가방도 있어서 지정된 가방을 교복과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드디어 금요일 아침 두 아이와 함께 학교로 향하였습니다. 교복을 입은 두 아이의 모습이 으젓해 보였지만 조금은 긴장을 해서인지 어색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남아프리카에서 두 아이 학교 보내기는 무사히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의 자녀를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기에 힘든 정착의 과정이 은혜를 경험하는 또 다른 훈련의 장임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2010. 02. 17 이스트 런던, 남아프리카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요한복음 2장 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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