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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떠나기 전

 

  오전에 선교사 모임을 가졌습니다. 내년에는 1인 3역을 하는 것으로 일을 나누어 맡았습니다. 먼저, ACIMI의 District에 대해서는 Central Iloilo 지역을 맡았습니다. Center 교회가 Camandag 교회로서 Bulwang 교회도 여기에 속해 있습니다. 다음으로, GVC 교회의 구역으로는 Mandurriao 지역을 맡았고, 사역별로는 PTI(목회자 훈련원), 한인 공동체에 대해서는 청년부 고문을 맡았습니다. 이 모든 일들에 대해 모두 같은 비중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각 영역에 관심은 가지면서, Local Church District에 집중할까 생각 중입니다.

 

 

2. 길고 긴 여정

 

  Camandag에 5시 30분이 넘어서 도착하면 해가 져서 Bulwang까지 어둠 속에서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GVC 교회를 출발했습니다. Bulwang에 있는 집으로 가는 청년 한 명을 미리 대기시켰다가 같이 떠났습니다. 12:20에 교회를 출발하여, Leon가는 지프니 종점인 Jaro에 가서, 대기하고 있는 지프니에 타서 점심 대용으로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12:45에 Jaro를 출발하여 1:35에 Leon에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잠시 기다리니까 Camandag 가는 지프니가 와서 맨 앞자리에 타고 기다리는데, 한 20분쯤 기다리면 2시에는 출발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출발한 것은 3:10이니까 한 자리에 앉아서 1시간 30분을 기다린 것입니다. 해지기 전에 도착하고 싶어서 점심도 안 먹고 와서 차안에서 먹었는데 멀쩡하게 앉아서 시간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살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처럼 되도록 감정을 갖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3:10에 Leon을 출발하여 4:20에 Camandag에 도착했습니다. 혹시나 이 차가 Bulwang까지 가려나 하고 잠시 기다렸는데, Bubon으로 간다고 합니다. (Bubon에는 다음 다음날 말싸움 경기가 있습니다.) 이제 Bulwang까지 걸어야 합니다. GVC 청년이 우리 가방을 메고, 아내는 음료수 가방과 선물 박스를 들고, 저는 카메라 가방과 노트북 가방을 메고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Camandag과 Bulwang 사이의 시내를 건너는 다리가 복구되어 있어서 그쪽으로 가려니까 조그만 논두렁을 지나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미끄러져서 논두렁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다리 앞까지 갔는데 다리가 벼리는 튼튼한데 발 디디는 부분이 거의 망가져서 자칫하면 발이 밑으로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성한 부분을 겨우 골라서 디디고 가까스로 다리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넜는데 Bulwang 사는 아주머니가 아내의 음료수 가방과 내 노트북 가방을 억지로 받아가고, 한 여자 청년이 선물 박스를 받아서 들어줍니다. 그들 눈에 외국인이 짐을 들고 가기가 힘들어 보였던지 아니면 자기 마을에 오는 사람에 대한 호의인지는 몰라도, 괜찮다는데도 굳이 달라고 하여 들어줍니다. 객관적으로 체력을 비교하자면 우리가 더 날 것 같은데... 그 아주머니는 우리 짐을 들고 훨씬 뒤쳐져서 힘들게 걸어옵니다. 여학생보고 저녁때 교회에 오라고 하면서 어디 다니느냐고 했더니 ACCOT(귀마라스에 있는 우리 신학교) 학생이라고 합니다. 성탄절 방학을 맞아 고향에 오는 길입니다. Camandag에서 Bulwang까지 걸어오는데 20-30분 걸립니다.

 

 

3. Bulwang에서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까 Bulwang이 고향인 다른 GVC 청년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맞은편 집은 비닐봉지 속에 색소를 넣은 물로 장식을 했습니다. 교회 옆 사택으로 가서 짐을 풀고 예배당에 가 보았습니다. 전면에 커튼을 치고 성탄절 행사를 위한 장식을 했습니다. 별 장식 같은 것은 과자 포장 비닐로 만들었는데 솜씨가 아주 정교합니다.

 

  

  

 

  6시에 식사를 하고 샤워 후에 성탄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예배당 안에는 어른 성도들이 앉고, 행사에 참여하여 발표하는 아이들과 청년들은 예배당 밖의 임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그 임시 의자는 Bulwang 교회의 Pastor가 대나무로 만든 것인데 그 날 하루를 위해 아이들 앉을 곳을 배려하는 Pastor의 훈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행사는 남자와 여자 청년의 사회로 진행됩니다. 시작 기도와 담당 교역자의 개회선언이후, 어린이로부터 발표회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3행시 같은 것으로 시작합니다. DECEMBER와 CHRISTMAS 등의 글자에 대해, D, E, C, 등 각 글자로 시작하는 문장을 한 어린이가 한 글자에 대해 발표합니다. 다음에 초등학교 학생들의 율동에 이어, 청년들의 찬양, 목회자의 성탄 메시지, 칸타타, 그 다음에는 주로 청년들의 순서가 이어집니다. 촛불을 들고 짝을 지어 추는 춤, 독창, 듀엣, 드라마 등등. 저녁 7시에 시작하여 밤 10시에 마쳤습니다.

 

  

  

  

  

  

  

     

 

  Bulwang에서의 밤은 선선합니다. 모포를 덮지 않으면 추위를 느낍니다. 이제는 밤이 낯설지 않게 우리 부부만 사택에서 편히 잠을 잤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찬물로 샤워도 할 수 있었고...

 

  아침 식사 후에 주일 오전 예배 전까지 사택에서 머물렀습니다. 밖을 보니 멀리 자매가 앉아서 머리의 이를 잡고 있습니다. 교회 옆 편에는 엊저녁에 행사 대기자들이 앉았던 대나무 의자가 보입니다.

 

  

 

  08:30부터 1시간의 주일학교가 있고(어린이 주일학교 두 반은 Barangay Hall에서 있고, 어른 주일학교는 교회당에서 목회자가 인도합니다), 그 이후에 어린아이도 모두 참석하여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립니다. 예배 후에 전교인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쉬었다가 점심 식사.

 

 

  1시부터, 지난번에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빔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인화해 온 사진을 나누어주었는데, 특히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에, 사택에서 Pastor Cabaya와 함께 Central Iloilo Distric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로 각 교회의 위치에 대해 들었습니다.

 

  가장 원로인 Constantino 목사가 시무하는 Christian Gospel Church는 Leon 시내에 있고, 현재 District의 Coordinator로 있는 Leonardo C. Candado Pastor가 시무하는 Faith Bible Believing Church는 Leon에서 Camandag 쪽으로 조금 가다가 있습니다. Camandag 교회를 중심으로 반경 30분 이내에 Bulwang 교회와, Bubon 교회, Manasa 교회, 그리고 지금은 모이는 사람이 없는 Ingay 교회가 있습니다. Camandag에서 3시간 거리에 Culabao 교회가 있고, Culabao에서 1시간 거리에 Nadsadan 교회와 Bun-Akan 교회가 있습니다.

 

 

  Ingay에는 Communist들이 흔하게 있어서 접근하기 힘들고, Culabao만 해도 산 속에 있어서 걸어서 접근하기 힘든 곳입니다. 오토바이가 있으면 빨리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오토바이도 갈 수 없는 험한 산골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걸을 수 있는 현지인들도 그곳에 한번 가면 가자마자 바로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의 체력으로는 한번 다녀오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저녁 전에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지난번에 멋모르고 사진에 많이 찍혔던 아이는 이제 부끄러워서 접근을 못하고, 지난번에 멀리서 사진에 찍혔던 아이는 이제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사진에 찍히고 싶어합니다. 특히 이곳 아이들은 자기들이 찍힌 사진을 LCD를 통해서 바로 보기 원합니다.

 

     

 

 

4. Camandag

 

  오늘 저녁에는 Camandag 교회에서 발표회가 있어서, 저녁 식사 후 6시반에 Camandag으로 출발했습니다. 날은 이미 어두워서 플래쉬 불빛이 아니면 앞을 분간할 수 없습니다.

 

  Camandag 교회의 발표 행사는 규모가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7시에 시작하여 찬양을 30분 정도 하고, 그 다음에 목사님 설교가 1시간 이상 이어집니다. 거의 9시가 다 되어서 발표를 시작하여 우리는 10시경에 Bulwang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Bulwang 교회 청년에게 물어보니까 자기들은 12:30에 돌아왔는데 아직 끝나는 것을 못보고 왔다고 합니다.

 

     

     

 

  Camandag 교회는 Bulwang 교회의 4배 이상 되는 교회인데 행사의 내용이 Bulwang 교회보다 짜임새가 없게 보입니다. 청년들이 하는 드라마도 그냥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이고 그 가운데 성경과 관련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어떻든 그 밤에 다시 잠을 자러 Bulwang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날에 지프니를 타고 쿵텅거리면서 온데다가 Bulwang까지 한번 걸어갔었는데, 오늘 다시 밤길에 Camandag까지 다녀온 것이 무척 힘들었나 봅니다. 밤이라 길이 잘 안보이기도 하고 논두렁에 빠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많이 주었나 봅니다. 자다가 도중에 다리에 쥐가 나서 고통이 심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다리를 제대로 펼 수가 없으니 앞으로 시일이 많이 지나야 풀릴 것 같습니다.

 

 

5. Bulwang 교회

 

  Bulwang에서의 두 번째 밤을 보내고 집을 향해 떠나기 전에 Bulwang 교회 Pastor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을의 가구 수와 형편 등. 작은 마을에 교회가 두 개있는데 이 지역 출신 GVC 교회 부교역자의 경우 어머니는 Bulwang 교회에 나오고 아들은 다른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가 오기 이전의 일이라 잘 모른다고 합니다.

 

  Pastor Cabaya가 고등학교부터 Leon으로 나가서 공부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 교회 자리에 The Church of Jesus Christ in the latter day Saints(말일 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몰몬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Iloilo에 있는 West Visayas State University에서 2년제 직업과정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서 살다가, 마을에 몰몬교라는 이단 교회가 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는 여호와의 증인 같은 이단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히려 이단들이 전도에는 열심입니다. 지금도 마을에 가끔씩 여호와의 증인들이 전도를 하러 온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처하냐고 했더니 대화로 맞선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인들에게 이단의 대처 방법을 잘 가르쳐 놨기 때문에 그들에게 아무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Pastor는 교인들을 성경적으로 잘 가르쳤습니다. 매년 추수 때에는 곡물의 10일조를 교회에 내게 하여 교회의 필요를 따라 사용하고, 예배시간에 꼬마아이들도 두시간 정도를 꼼짝 않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여태까지 만나본 필리핀 목회자 중에 가장 건전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또 교인들의 형편을 묻다가 이들의 필요를 듣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얼만큼 읽는가 했더니 문맹이라서 못 읽는 사람이 조금 있고, 대부분은 성경책이 없으며 성경책이 있더라도 눈이 나빠서 못 읽는다고 합니다. 교회 전체에 찬송가 책도 몇 권 없어서 노래는 거의 따라서 배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성경을 읽게 하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곧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마음들이 생겨납니다. 매년 교회에 모여서 성경을 1독 하는 방법 등 전교인이 성경을 읽게 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성경 및 안경 보급을 추진할 것을 생각하고 Bulwang을 떠나 지프니를 기다리러 Camandag으로 갔습니다.

 

 

6. 돌아오는 길

 

  이번에는 다리를 통하지 않고 시내를 건너기로 했습니다. 불안한 다리를 건너는 것보다 차라리 신발을 한번 벗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8:30경에 Bulwang을 출발하여 8:50경에 Camandag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지프니는 흔적도 안보이고, Camandag 교회의 Pastor Caalem 목사님 집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즉시 Caalem 목사님의 기도제목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전도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차가 필요하다는 등...

 

  

 

  잠시 있는데 차가 한 대 들어옵니다. 가서 물어보니까 다시 Leon시내로 나가지 않고 말싸움 경기가 열리는 Bubon으로 간다고 합니다. 가서는 경기가 마치면 나온다고.... Bubon에서는 매년 성탄절 기간 특별행사로 말싸움을 하는데 그 부근에서는 매우 큰 잔치에 속합니다. 인근의 모든 사람들이 그 경기 구경가는 것을 아주 큰 일거리로 생각합니다. 언제 시작하냐고 했더니 아마 점심 식사 이후에 시작할거라고 합니다. 언제 끝나냐고 했더니 참가한 말의 숫자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지프니 시간도 그렇고 필리핀에서는 모든 것이 "그때 그때 달라요"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다시 지프니 한 대가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아예 Camandag에 서지도 않고 바로 Bubon으로 갑니다. 보통 지붕에는 남자들만 올라가는데 이번에는 여자들이 지붕에까지 앉아있고, 차 주변 가득 사람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모든 지프니들이 말싸움을 마치고 Bubon에서 나오면 벌써 거기서부터 사람들이 가득 차서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마을에 있는 오토바이를 빌려서 Bucari까지 가면 Leon가는 지프니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빌려보라고 했더니, 이 마을에 오토바이가 두 대 있는데 Bubon으로 간다고 합니다. 9시부터 기다리던 것이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오후 3시나 4시 이전에 Camandag을 떠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지프니가 오더라도 자리가 꽉 차서 우리 짐을 싣고 편히 갈 수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대책 없이 앉아 있다가 Bucari까지 오토바이 대신 걸어가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 40분을 걸은 적이 있는데 그보다 조금 더 걸으면 되니까 1시간 정도만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Pastor Cabaya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걸어가자고 제안을 했더니 같이 기다리던 Jenifer 엄마에게 말해서 그 집 식구와 같이 떠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짐가방과 아내의 음료수 백을 Pastor Cabaya가 들고, 드디어 마을을 떠나 장정의 여정에 올랐습니다. 나중에 차로 가면서 보니까 우리 걸음으로는 1시간이 아니라 2시간 이상 3시간 가까이 걸어야 할 거리를 우리가 떠났던 것입니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는데 지프니 두 대가 이어서 옵니다. 그 둘 중에 한 대는 Leon으로 다시 나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둘 다 마찬가지입니다. Bubon에 갔다가 말싸움 경기가 끝나면 나갈 것이라 합니다. 그동안 아내는 시내로 나가는 지프니 한 대를 보내달라고 기도했다 합니다. 저는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빨리 집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기도만 하고 그 자리에서 기다렸어도 안되고, 무작정 빨리 떠났어도 안되었습니다. 우리가 Camandag을 떠난 바로 그 시간이 하나님이 일하신 바로 그 시간입니다.

 

 

  언덕을 하나 거의 다 올라가는데 빨간 짚차가 오는 것입니다. Pastor Cabaya가 우리를 태워달라고 소리지르며 쫓아가니까 조금 앞에서 섭니다. 우리 일행 다는 태울 수 없고 외국인 두 사람만 태워주겠다고 합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그 짚차의 뒷자리에 탄 사람이 경찰인데 Pastor Cabaya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짚차는 Bubon의 말싸움 행사에 참석하는 시장을 태우고 갔던 것인데, 우리를 태워준 경찰이 갑자기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나가는 길이라 합니다. 그쪽 동네는 시장이라도 승용차를 타고 갈 수 없습니다. 길이 험해서 특수한 지프 말고는 들어갈 수 없으니 시장이라도 지프를 이용해야 하고, 그 짚차의 주인은 Pastor Cabaya가 아는 경찰의 친구이고...

 

  그 날 그 지프가 아니었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먼 길이 될 뻔 했습니다. 최근에 그런 일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집이 슬래브 집이라 햇볕이 쬐면 많이 더운데, 아내는 주인에게 가서 지붕을 만들어 달라고 말해보라는 것입니다. 슬래브로 잘 지어진 집에 지붕을 추가로 만들 이유가 없는데, 아내는 더우니까 지붕을 만들어 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번 비가 많이 올 때 천정이 여러 군데 새는데, 마침 그 때 주인집의 아들이 사우디에서 잠시 다니러 왔었습니다. 그 아들이 와서 보더니 지붕을 추가로 얹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수돗물이 안나올 때도 그렇고, 개인 신상에 관한 다른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저는 환경이 불편하더라도 그건 불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견디며 살고 있고, 아내는 불편을 해결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프를 얻어 타고 1시간만에 Leon에 도착했고, 곧바로 Iloilo에 오는 지프니를 타고 45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2박 3일밖에 안 되는데 매우 긴 여행이었다는 느낌입니다. 기다리거나 차를 타는 시간 뿐 아니라, 그 안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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