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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까만닥(Camandag) 인근의 불왕(Bulwang)에 다녀왔습니다.(10월 28일(토)-30일(월)) 지프니 종점인 까만닥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의 마을입니다. 이번 방문은 몇 일 전부터 계획이 되어 있어서 그곳 교회에서 창조과학 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Bulwang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역시 이목사님의 집을 건축하는 사람들이 일부는 Camandag 사람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Bulwang 사람인데, 2층 슬래브 콘크리트를 치고 3일간 양생하는 기간 동안 인부들에게는 휴가를 주고, 이목사님으로서는 현지인 자립계획의 일환으로 그 인근 지역의 지형과 농토를 답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틀 전에 ACIMI 산하 교회의 Youth Fellowship 때 담임 목회자를 만나서 인원수를 물어보았는데 전 교인이 약 50명이고 아이들을 합치면 70명 가량 된다고 합니다. 마침 그때 까만닥 교회의 목회자인 Pastor Caalim을 만났을 때 이번 주말에 Bulwang 교회를 방문하여 창조과학 강연을 한다고 했더니 자기 교회 젊은이들도 보내겠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때 GVC 교회에서 Bulwang 교회 Pastor를 다시 만났을 때 교회에 필요한 것을 물었더니, 마침 마이크가 고장나서 못쓰고 있는데 그것을 구입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교회에 대한 선물로 마이크 구입헌금을 하는 것과,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빵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2시에 교회를 출발했는데, 마침 SM City 앞으로 나가자마자 Leon 가는 지프니가 그 앞을 지나갑니다. 인부 중 한 명이 차를 붙잡아서 전세를 내서 우리끼리 차를 타고 갔는데 아주 잘 되었습니다. 원래 Leon 가는 차를 타려면 Jaro(하로)에 가야 하는데, 그 차가 노선도 아닌 길을 지나가다가 우리를 만났습니다. 인부들 12명에 우리 부부와 이목사님 해서 어른이 15명이고 딸린 어린 아이가 2명이 있습니다. 일로일로에서 Leon 까지 지프니 요금이 일인당 40페소(800원)인데 모두해서 420페소에 직통으로 가기로 했으니까 아주 잘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Jaro까지 가는 일인당 7페소씩의 요금이 이미 더 절약되었습니다.

     

  3시에 Leon에 도착해서는 시장에 들르는데, 모자를 눌러쓰고 혹시나 Communist들에게 표적이 될까봐 조심을 하며 다녔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한 눈에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모두가 다 쳐다봅니다. 그것도 뚫어져라고... 납치될 일이 두렵다거나 겁이 나지는 않았지만 조심은 되었습니다.

  시장에서 한봉지에 5페소짜리 빵을 사는데, 120개를 달라고 했더니 봉투에 몇 개 안 넣고 다 되었다는 것입니다. 가만 보니까 120페소 어치를 달라는 줄 알고 24개만 넣은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120개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 가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이들만 두 명이 있다가 어른들을 두명 더 불러오고 같이 세면서 담기 시작합니다. 아마 가게가 생긴 이후에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사는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박스에 빵을 담으면서 주인 여자가 말을 겁니다. 한국 사람이냐고 하면서 일로일로의 레데스코에 있는 한국 사람 집에서 3개월을 일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레데스코는 일종의 마을 이름으로, 입구에 Gate가 있어서 동네 주민 이외에는 함부로 출입을 못하는 곳인데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Puerto Real이라는 새로운 단지가 조성되어서, 시장이나 SM City 사장이나 Mang Inasal 사장 등 부자들은 그곳으로 거의 이사를 갔습니다. 어떻든 일로일로의 경제에 한국사람들이 끼치는 영향은 막강합니다. 한국의 겨울방학이 되면 어학 연수를 하러 오는 학생의 수가 7,000 내지 8,000명이 된다고 합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언어에 대한 감각이 뛰어납니다. 어렸을 때는 자기 지역 언어를 사용하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필리핀 국어인 따갈로그어를 배우고 나머지 수업은 국가 공용어인 영어로 수업을 합니다. 그러니까 보통 3개의 언어는 하는 셈입니다.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 북쪽은 주로 따갈로그어를 쓰고, 이곳 파나이섬 부근은 일롱고어, 그 옆의 네그로스 섬은 네그로스어, 세부 섬은 세부어, 민다나오 섬은 여러 가지 부족어를 섞어서 쓰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필리핀 원주민인 아띠 부족은 자기들만의 고유 언어가 있어서 일롱고어를 쓰는 사람하고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래 일로일로의 본 이름은 일롱일롱이었는데 일본사람들이 점령했을 때 발음이 힘들어서 일로일로로 고쳤다고 합니다.

     

  빵을 구입하는 동안에 Camandag 가는 차가 떠나버려서 다음 차인 막차를 타고 1시간쯤 기다려서 4시 경에 출발했습니다. 이전에는 산사태 때문에 지프니가 못 지나가던 길을 이제는 어느 정도 길이 정비가 되어서 차로 내려갑니다. 이전에 40분 걸어서 갔던 부분을 차로는 15분 정도 가는 것 같습니다.

     

 Camandag에 도착하니까 날이 막 어두워져서, 차에서 내렸을 때는 밤눈이 어두운 아내의 경우는 앞을 잘 못 보는 정도입니다. 여기서는 저녁 5시 30분만 되면 날이 어두워집니다. Camandag 사람 두세명은 거기에 남고 나머지는 마을에서 후래쉬를 빌려서 Bulwang을 향하여 밤길을 갑니다.

          

 시내를 만났는데 몇일 전 심한 비에 대나무로 만든 다리가 무너져서 시내를 그냥 건넜습니다. 거의 허벅지까지 물에 빠지면서... 저 같은 경우에는 논두렁에서 미끄러져서 신발에 논흙이 잔뜩 묻은 채로 밤길을 가야했고, 아내는 인부들이 양쪽에서 잡아주며 마치 장님처럼 밤길을 갔습니다.

     

  저녁 6시반쯤 Bulwang에 도착하니까 마을 입구에 교회가 보이는데 벽도 없고 썰렁합니다.

     

 잠시 후에 Pastor를 만났는데 자기 교회는 위에 있다고 하면서 마을 맨 위로 인도합니다. 교회에 도착하니까 Pastor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먼저 우리가 머무를 방을 보여주며, 이목사님은 1인실, 우리 부부는 2인실로 안내합니다.

     

 바로 인근의 Camandag에는 모기가 전혀 없었는데 여기는 모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Pastor가 설명을 하는데, 이 곳은 교회 바로 옆에 붙은 사택인데 자기는 부모님 집에 같이 사니까 사택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그 사이에 모기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쌀겨로 모깃불을 피우고, 어디선가 모기장을 구해다 방에 쳐 놓아 줍니다. 그 동네는 마을과 멀리 떨어져서 다른 반찬은 없고 오직 닭밖에 없어서 저녁 식사로 닭을 준비하고 있는데 7시반쯤 완성이 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Pastor는 성가대 연습을 시키러 교회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잠시 가 보니까 주로 꼬마들로 구성되어 있고(여기서는 꼬마처럼 보이는 사람도 아이를 서너명 나은 아줌마인 경우가 있음), 찬양곡집도 없이 가사를 칠판에 써놓고 목사님이 한 줄 부르면 한 줄씩 따라하면서 곡을 익히는 것입니다. 예배 도중에 찬송가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돈 때문이겠지만 찬송가 책을 개인적으로 가지지 못하고 교회 전체에 몇 권이 안됩니다. 찬양을 몇 장 부르겠습니다 라고 사회를 보고 나서 그 찬양곡의 첫 소절을 Pastor가 선창하면 회중들이 무슨 곡인지 짐작하고 같이 부르게 됩니다. 비록 악보는 못 보지만, 이들의 가창력은 뛰어납니다. 누구라도 노래를 잘 부른다는 느낌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한번 들으면 거의 똑 같이 따라합니다.

     

  식사는 Pastor의 집에서 준비해서 사택까지 날라 옵니다. 기본적인 접시와 포크 및 컵 같은 것들은 거기에 있고, 운반해 올 것은 별로 없습니다. 닭고기를 담은 냄비와 밥을 담은 쟁반 하나. 필리핀 사람들은 밥과 닭고기 정도가 식사의 전부이고 밑반찬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보통 식사는 밥의 양이 상당히 많고, 닭고기 손톱 만한 것 두 쪽 정도가 다이고, 닭고기 국물에 밥을 오른손으로 비벼서 손으로 떠먹습니다.

     

  사택은 평소에 사람이 살지 않아서 전기불이 없습니다. 우리가 온다고 임시로 선을 끌어다가 전구를 연결해 놓았는데, 전구에 On/Off 스위치가 없고, 불을 끄려면 전구를 손으로 돌려서 꺼야 합니다. 물은 Camandag에서와 마찬가지로 산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호스를 연결해서 끌어다 씁니다. 세면장에는 문이 없어서 목욕을 못하고, 화장실은 문이 있기는 한데 불이 없습니다. 식사 후에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 침실로...

  혹시 Communist들이 안 나타나느냐고 하니까 자체 경비를 도니까 치안에 대해서는 안심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걱정할까봐 Pastor가 바닥에서 같이 잔다고 하며 돗자리를 가져왔는데, 우리가 괜찮으니까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보자고 돌려보냈습니다. 손님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를 베푸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려가더니 잠시 후에 문을 두드립니다. 웬 총을 든 사람과 같이 나타나서, 이와 같은 사람이 교회 옆으로 수시로 지나가는데 이 사람들이 마을의 경비니까 혹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라도 안심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복장을 보면 위쪽은 긴팔을 입었고 아랫도리는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이 마치 동네 전쟁놀이에 나온 어린애 차림 같습니다.

  이곳 지역 이름이 Bulwang인데 Bulwang은 Barangay(바랑가이)의 이름입니다. 행정구역 중에 가장 작은 단위로서 우리나라의 면 또는 동 단위입니다. 만약 Barangay가 큰 경우에 가끔씩 그것을 Subdivision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Barangay 위의 행정구역이 District이고 그 위가 City 혹은 Province입니다. 일로일로 시가 있는 파나이 섬에 대해서만 말하면, 총 4개의 Province와 하나의 City가 있습니다. 즉, Iloilo city와 Iloilo Province, Capiz Province, Aklan Province, Antique Province. 그 중 Iloilo Province에는 80개의 District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Neon District입니다. 사람들은 Neon을 town이라고 합니다. Neon District 안에 Barangay가 85개가 있는데, 그 중에 Camandag, Bulwang, Bubon의 세 개를 자기들끼리 sister barangay라고 합니다. 일가친척들이 많이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Bulwang Barangay 안으로 Communist들이 통과하여 지나갔는데, 그러면서 마을 젊은이들을 선동했답니다. 참고로, 이곳 Communist들은 우리나라에서 알 듯이 빨갱이들은 아닙니다. 부패한 정부에 대항하여 나라를 잘 일으켜보고자 하는 저항세력일 뿐입니다. 그런데 정부군에 밀려 높은 산에서 살다보니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도 없고 해서,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을 선동하여 자기들 마을로 데려가는 경우 거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합니다. 또 산업이 없어서 돈이 없으니까 외국인을 납치하여 정부를 상대로 돈을 요구하는 수가 있기는 한데, 목숨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국민들의 협조를 얻어야 산에 숨어살 수 있으니까, 때로는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정부에 밉보이면 정부군에게 암살을 당하기도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지켜주기도 하며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떻든 Bulwang Barangay에서는 Communist들과 단절하기 위해 처음에는 정부군에 요청하여 군초소를 마을에 설치했었는데, 이제 그들이 떠난 후에는 자체 경비를 선다고 합니다. 우선 마을 전체에 철조망을 해 놓아서 마치 우리나라 휴전선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마을을 출입하는 문이 세 개가 있는데 매일 밤 자원봉사자인 Barangay Watchman들이 보초를 섭니다. Barangay Watchman은 마을의 모든 청년이 대상이 되는데, 하루 밤 8시간을 2시간씩 4개조로 근무를 서며 한 조가 2명씩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8명이면 되는데, 거의 매일 Barangay Watchman 17-18명이 다 근무를 선다고 합니다. 자기 근무가 아닌 시간에도 굳이 같이 나와서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 것입니다. 오늘(월요일) 아침에도 산에서 2명만 내려오면 되는데 7-8명을 보았습니다.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이 내려오냐고 했더니, 이전 근무가 끝난 사람들이 같이 기다린 경우도 있고, 그냥 친구 따라 같이 서 있던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곳의 청년들은 자기 마을을 지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밤이면 의례 총을 들고 자랑스럽게 근무를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은 세 개의 sister barangay가 마찬가지입니다.

     

  낮에 철조망을 보았을 때는 엉성하게 보여서, 문만 지키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냐고 했더니, 그렇지 않답니다. 대나무로 장애물을 만들어 놓아서 문이 아닌 곳으로는 통과할 수 없다고. 또 마을 청년들이 다 총을 쏠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약간의 군사훈련을 다 받았다고 합니다. 필리핀에서는 군인과 경찰이 수입이 많은데, 아무나 군인이나 경찰이 될 수 없습니다. 실력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외에 plus alpha가 필요하답니다. 현지인 성인은 누구나 자유롭게 총과 총알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M16 같은 총은 돈만 있으면 구하고, 45구경 권총 같은 것은 허가증이 있으면 되는데 그 허가증을 얻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총알을 사려면 돈이 드는데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지 않냐고 하니까 사격 연습을 하기는 하는데 많이는 못한답니다. 그리고 모두가 자원봉사인데 월급은 아니고 일종의 경비조로 일인당 분기에 600페소씩 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그 경비는 어디서 나오느냐고 하니까 Town에서 준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지방자치 단위 운영비인데, Province에서 각 Town으로 예산을 주면 각 Town에서는 각 Barangay로 그 예산을 나눠준다고 합니다. 그러면 Barangay는 그것을 Barangay 의회의 경비와 Barangay Watchman들의 경비로 사용합니다.

  결국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그 세금은 땅에 대한 것과 땅에 심은 농작물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액수를 알고 싶었지만 Pastor 집에서 일년에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고 묻는 것이 너무나 개인적인 것이라 참았습니다.

     

  밤에는 추워서 담요를 두 장 덮고도 약간은 떨었습니다. 비록 집안에서 잔다고는 하지만 현지인의 보통 집인 대나무로 만든 집이라 여기저기 뚫려있는 데가 많아서 통풍은 자동입니다.

     

  주일 아침 6시가 조금 못되어 깨어서 6시반부터 식사를 하고 기다렸다가 8시 30분부터 주일학교에 참석했습니다. 아침 일찍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오고, 커피와 마일로를 준비했고, 특이한 것은 바바나 바베큐를 해 왔는데 마치 밤고구마를 먹는 맛이었습니다. 아침 메뉴는 소세지를 계란에 입혀서 익힌 것과 Corned Beef의 두 가지.

     

 주일 예배 시간을 물었을 때,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Sunday School이 있고, 30분간은 Commencement가 있고, 10시부터 11시까지 Worship Service라고 해서 어른들은 10시까지 교회에 오는가 했더니, Sunday School은 모두가 참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유치부는 Barangay Hall 1층에서 모이고, 초등학생들은 Barangay Hall 2층에서, Junior와 어른들은 교회에서 Pastor가 인도한다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일롱고어로 인도하는데 우리들이 있기 때문에 영어를 섞어가면서 인도하겠다고 합니다. Barangay Hall을 교회의 용도로 사용해도 되냐고 하니까, 현재 Barangay Captain이 자기와 친척이고 친하다고 합니다. 이 부근에는 거의가 Cabaya 친족들이 살고 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독교인입니다.

  시간이 되어서 Sunday School을 시작하는데 사회자의 기도와 찬송 두 곡을 부르고 나서, Pastor가 성경공부를 인도합니다. 시편 127편인데 먼저 영어로 이야기하고 일롱고어로 다시 이야기합니다. Pastor가 젊은 사람이라 그런지 말씀에 힘이 있고, 육적인 힘뿐만 아니라 영적인 Power까지 전달이 되어 옵니다. 말씀 가운데 능력이 넘치는 것이 보여집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만난 필리핀 사람들 중에 가장 영어의 어휘가 풍부하며 현지 목회자 중 발음도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성경공부를 마치고는 30분간 안내와 소개의 시간을 갖습니다. 가장 큰 이슈인 우리들을 소개하며 우리의 체류 일정에 관하여 교인들에게 설명합니다. 예배 후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산에 가고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저녁 예배시에는 창조과학 강연이 있는데 주변 사람들을 많이 데려오라고 하고, 마친 후에는 빵을 나눠주는데 끝까지 남은 사람에게만 준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광고 부분은 전부 일롱고어로 해서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언어라는 것이 말을 몰라도 뜻이 통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곧바로 예배가 이어지는데 이때는 어린 아이들을 포함하여 전 교인이 같이 예배를 드립니다. 어제 연습했던 찬양대의 찬양에서는 Pastor가 직접 지휘를 합니다. 사도행전 5장 12절에서 42절을 본문으로 설교를 하는데 메시지가 강력합니다. 헌금을 할 때는 헌금 주머니에 Pastor가 먼저 헌금을 넣고 헌금위원이 다니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전을 넣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 달에 헌금 수입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았더니 계절마다 다르기는 한데, 적으면 500페소(우리 돈 만원), 많으면 1,000페소라고 합니다. 11월 26일이 추수감사주일인데 그때는 수확한 곡식의 1/10을 낸다고 합니다. 이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며 느낀 것은 젊은 목회자가 성도들을 참 잘 가르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잘 양육하고 있어서 앞으로 그 교회의 영적 Power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가난은 나라님도 어찌 못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는 생각입니다.

     

  예배를 마치고 모든 교인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데, 영어를 잘 하는 여자 어른 성도가 다가와서 많은 말을 합니다. 자기 딸이 GVC 교회에서 운영하는 초등학교의 1학년 담임 누구누구 엄마라고 하며, 내 나이도 물어보고 자기 나이는 55세이니까 자기가 누나라고 하고, 친근감 있게 말을 겁니다. 이 지역에서는 잘 배우고 출세하면 일로일로에서 직장을 잡는 것입니다. 특히 GVC 교회와 관련하여 일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는 우리 먹으라고 어떤 성도가 오이를 따 가지고 옵니다. 모든 상황이 우리나라 60년대와 같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점심은 GVC 교회의 Pastor로 있는 Edwin의 집에서 먹었습니다. 그 집의 Pastor Edwin의 쌍둥이 형이 이목사님 집 짓는데 인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메뉴는 역시 닭이고 어제 우리가 사간 돼지고기도 같이 나왔습니다. 그 집의 형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더 낳고 싶어도 못 낳는다고 합니다. 아내가 부루나이에 영어 tutor로 나가 있는데, 지금 나간 지 1년째이고 2007년 12월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 집 딸아이는 어제 저녁에 오래간만에 아빠를 만나니까 울먹이더라고 합니다. 같이 있는 동안에는 항상 아빠의 목마를 타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의 몰골이나 생활 모습을 보면 너무나 불쌍한 생각이 듭니다.

     

  필리핀에서는 남자가 별 역할을 하는 것이 없습니다. 언어에 대한 감각도 여자가 더 나아서 대부분의 tutor는 여자가 합니다. 필리핀 여자의 직업 중 가장 좋은 직업 두가지가 tutor와 Call Center라고 합니다. tutor를 하는 대상은 한국 학생들뿐이고, Call Center는 일종의 전화를 이용한 심부름센터인 것 같습니다. 주로 미국계 회사인 것 같고.

   

  점심 식사 후에 이목사님은 Pastor Edwin의 형과 함께 그 집의 닭 사육장이 있는 농장에 가고, 우리는 그 산이 멀다 해서 Pastor와 함께 시내 쪽으로 가 보았습니다.

   

 마침 Barangay 경계인 철조망을 지나, 산을 내려갔는데 그곳에 가니까 넓은 풀장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가니까 동네 아이들이 여러 명 앞서 갑니다. 다이빙하는 장소도 있고 아이들 놀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Pastor가 어렸을 때는 그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려서 잘 놀았답니다.

     

  아이가 몇이냐고 물었더니 아직 결혼을 안 했답니다. 나이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32살이라고... 빨리 결혼을 해야되겠다고 했더니 아직 자기 동생들 학비를 내야하기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6남 1녀 중 자기가 장남입니다. 둘째 아들은 이목사님 집 짓는 인부로 일하고... 결혼할 대상은 있냐고 하니까 있답니다. 귀마라스에 있는 신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그곳에 있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제하는 것을 물어보니까 한 달에 한번 이 Pastor가 귀마라스 섬에 가서 만난다고 합니다. 차비가 없어서 자주 만나러 못 가는데 둘 사이에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자기 동생이 내년 4월에 졸업을 하는지, 5월 중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지역은 핸드폰이 안터지는 지역인데 어떻게 연락하냐고 물었더니 산에 가면 터지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경비 초소에서 시그날에 터지니까 평상시에는 핸드폰을 초소에 놔두었다가 가끔씩 확인하면 몇 시에 통화하자고 문자가 와 있으면 그 시간에 초소에 가서 통화한다고 합니다. 또 자기 아버지 농장에서는 시그날에 터지니까 농장에 일하러 갈 때는 핸드폰을 가지고 가고...

   

  교회는 마을 입구에 있는 아래 교회에서 갈라졌는데, 아마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교회를 담임했던 목회자가 교회를 ACIMI  소속으로 해 놓고 떠났는데, 2년 전에 자기가 교회를 맡으면서 그것을 승계했고, 그때부터 교인들을 말씀으로 가르쳐서 지금은 거의 회복이 되었답니다. 현재 교회는 앞뒤와 옆으로 넓혀서 확장해 놓은 상태인데 아직 문짝과 창문이 없습니다. 그 동네에 건설 인부들이 많이 있으니까 교회 건축은 재료를 사다가 모두 직영으로 공사를 한 것입니다. 문짝은 합판을 사용하면 돈을 주고 사야하니까, 산에서 나무를 베다가 켜서 사용하는데 지금은 그것이 금지가 되어 있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창문틀을 구입할 자금은 총 12,000 페소가 드는데 현재 7,000페소를 모았으니까 5,000페소를 더 모으면 사다가 단다고 합니다. 돈이 모일 때마다 하나씩 사다가 달면 안되냐고 했더니 시내까지 나갈 차비가 없어서, 돈이 다 모이고 나서 한꺼번에 사와야 차비가 한번밖에 안 든다는 것입니다.

   

  젊은 사역자가 신뢰성이 가는 것이, 매주 토요일마다 두 그룹의 성경공부를 인도한다고 합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토요일 아침에 7시쯤 도시락을 싸가지고 떠나서 9시부터 11시까지 한 그룹의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도중에 아무데서나 점심 도시락을 먹고, 1시부터 3시까지 다른 그룹의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집까지 두세시간 걸어서 돌아온답니다. 우리가 도착하던 토요일날도 성경공부 인도를 마치고 저녁 5시경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시냇가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니 낮에는 조금 덥습니다. Pastor는 집에 가서 쉬었다 오라고 하고, 이 목사님은 닭 농장에 가서 아직 안오고 해서, 마침 땀이 난 김에 어제 못한 샤워를 했습니다. 문짝 없는 세면장에서 한명씩 망을 보며... 오후에 쉬었다가 저녁 식사 전에 강연 준비를 잠시 하고, 저녁은 또 닭고기로...

   

  저녁 예배 시간이 원래는 7시인데 특강이 있다고 6시 30분에 모이라고 해 놨습니다. 시작 기도를 하고 찬송을 한 곡 부르고 바로 창조과학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스페인식 영어에 익숙해져 있어서 미국식 발음에 익숙하게 하려고 방귀에 관한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아무도 안 웃는 것입니다. Pastor에게 통역을 부탁했더니 워낙 고차원의 유머라서 잘 안 먹히는 것 같습니다.

 

  어떻든 장의자 두 줄에 빽빽하게 사람들이 차 있는데 아이들이 태반입니다. 아마도 동네 아이들이 다 온 것 같습니다. 그 Barangay의 총 인구가 선거권자가 200명이고, 아이들을 합치면 300명이라는데, 참석자가 120명이 넘습니다. 다음날 Camandag 교회의 Pastor를 만났는데, 어제 보이스카웃 등 손님들이 많이 와서 그 교회에서 많은 행사가 있었는데 자기 교회 젊은이들이 자기 교회 예배에 참석하느라고 Bulwang 교회에 못왔다고 합니다.

 

  강연은 통역을 전부 할까고 물어보기에 그렇게 하면 시간이 두 배로 걸리니까, 하나의 소주제를 마치고 나면 Pastor가 일롱고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여기서는 초등학교부터 수업을 영어로 하기 때문에 학교를 안 다닌 어른들을 빼고는 영어가 능통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창조과학 강연은 과학 용어들이 있어서, 일반 용어와 다른 것들이 종종 있어서 풀어서 다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강연 주제를 정할 때 보통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다면 공룡 같은 쉬운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은데, 서선교사님에게 Bulwang 교회에 간다고 했더니 그 교회는 영적 수준이 높다고 하기에 신학교에서 강연할 것이 마침 준비되어서 노아의 홍수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하나의 소주제가 끝날 때마다 Pastor에게 시간을 주어서 설명하게 하고 하면서 끝까지 마치자 시간이 한 시간 정도 흘렀습니다. 내 느낌으로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앉은 꼬마 아이들도 전혀 주리를 틀지 않고 꼼짝 않고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평상시 교육을 그렇게 시켰다고 합니다. 교회에 와서 의자에 앉을 때는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이니까 절대 정숙하라고... 이전에 GVC 교회에서 만났을 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의논할 때도 한 시간 이상이라도 괜찮다고 하며 교인들이 두시간 이상 앉아있는 것에 익숙하다고 했었는데 과연 태도는 좋았습니다.

 

  Pastor가 벌써 마치냐고 하면서 더 해도 된다고 하며, 나보고 invitation 마무리를 하겠냐고 물어봅니다. 마지막 기도만 하겠다고 하니까 본인이 약 15분에 걸쳐서 오늘 강연을 요약하고 그것을 복음과 연관하여 성도들에게 잘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마치고 빵을 나눠주는데, Camandag 교회 젊은이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120여명이 참석하여 겨우 빵의 숫자가 맞게 돌아갔습니다. 마침 120개를 준비했는데 덤으로 준 10개를 포함하니까 참석한 사람들에게 꼭 맞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빵을 나눠주는 사이에, 몇 일 전에 행사를 했던 Youth Fellowship에서 Bulwang 교회 청년들이 했던 스킷 드라마를 틀어주었더니 모두들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소리가 잘 안들리니까 Pastor가 지금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등의 설명을 해 주면서. 그럭저럭 9시가 다 되어서 모든 순서를 마쳤습니다. 우리는 바로 옆의 사택으로 돌아가서 간식을 먹으며 Pastor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10시쯤 취침했는데, 밤은 역시 추웠습니다. 어제는 이불 두 개를 모두 펴서 같이 덮었으니까 둘이서 이불 두 개를 덮은 셈인데, 오늘은 각자의 이불을 덮었더니 한 사람이 하나의 이불을 덮은 셈이라 추위를 조금 더 느꼈습니다.

   

  새벽에 새벽기도가 시작된 찬송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교회로 갔습니다. Pastor를 포함하여 3명이 새벽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어제 주일 아침에는 새벽기도가 없었냐고 물었더니 어제는 혼자 참석해서 찬송을 조용히 불렀다고 합니다. 새벽기도를 마치니까 5시 40분. 아침에 초소에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내려가는 Watchman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이 목사님 집을 짓는 인부도 끼어 있었습니다. 마을 밖으로 나가 있을 때는 근무를 못 서지만, 마을에 들어오면 매일 보초 근무를 섭니다. Pastor도 동생이 일하러 밖에 나갔으니까 대신해서 매일 밤 초소 근무를 나간다고 합니다.

   

  아직 이른 아침인데 조그만 꼬마 아이가 벌써 교복을 입고 교회 앞에 등장합니다. 몇 학년이냐고 물어보니까 3학년이라고 하는데, 체구가 너무 작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교복 입혀서 밖으로 보낸 듯합니다. Bulwang에는 학교가 없고, Camandag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다리가 무너졌으니까 학교에 가려면 발을 적시고 시내를 건너야 될 것입니다.

   

  원래는 오늘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 했는데, 어제 저녁에 강연을 하고 있는 도중에 이목사님께 인편으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아침 첫 차로 나가자고. 일방적으로 Camandag에 있는 십장에게서 연락이 와서 구체적인 사연을 알 수 없어서 여기서는 돌아가는 차를 놓칠까봐 그러는 것으로 짐작하고 일단 아침을 먹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닭을 두 번 더 먹어야 하는데 기회가 아침밖에 없으니까, Pastor의 아버지가 아침을 최후의 만찬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가져온 것을 보면 역시 우리로서는 간단합니다. 딸랑 밥과 닭고기. 그렇지만 토종닭을 먼저 바비큐해서 나중에 그것을 끓인 특별 요리입니다. 길거리에도 보면 Manok(닭고기의 필리핀 말)을 파는데 파리 같은 것이 안 달라붙습니다. 바비큐를 할 때 먼저 연기에 그슬리는데 아마도 파리나 벌레들이 그 냄새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한번 그렇게 구워놓으면 몇 일이 되도록 벌레가 붙지 않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8시쯤 짐을 챙겨서 Camandag으로 갔습니다. 도중에 Pastor Edwin의 형이 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만납니다. 그의 어머니가 손가락을 다쳐서 딸을 데리고 간답니다. 딸은 아빠랑 같이 가는 것이 좋아서 신이 나 있습니다. 동생 집에서 같이 데리고 있던가 아니면 Antique에 있는 처갓집에 데려다 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Edwin의 집 앞에서 Camandag Curch의 Pastor를 만났는데, 자기 농장이 이곳에서 500m쯤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의자를 만들 나무를 베러 간다고... 자기 농장에 마호가니와 기타 다른 나무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지나는 길에 Camandag 교회에 들러서 인사를 하고 가려 했는데, 여기서 미리 만났습니다.

   

  그저께 밤에 고생하며 오던 길인데, 이번에는 나가는 길이 오르막입니다. 대부분 길이 좋은데 그저께는 왜 그렇게 어려운 길로 왔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다리를 건너려고 논두렁을 걷다가 다리가 끊어진 것을 알고 그 밑으로 건너니까 시내도 깊었던가 봅니다. 이번에는 얕은 곳으로 골라서 발을 별로 안 적시고 건넜습니다.

   

  Camandag에 도착하여 Pastor Caalim 집에서 지프니를 기다렸는데, 9시가 되어도 첫차가 안나타납니다. Bulwang에서 같이 온 Pastor Cabaya의 말이 아마 10시에 떠날거라고 합니다. 그 사이에 Camandag 교회를 둘러보았는데 그 교회는 돈이 잘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교회 외부와 손님용 공간이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드디어 9시 45분쯤 되니까 지프니가 오고 사람들이 차로 모여서 자리를 잡습니다. Timi 와 같이 온 여자어른이 앞자리를 얼른 차지하며 차멀미를 해서 앞에 앉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 옆에 아내가 앉으니까 GVC 교회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 일롱고어를 쓰고 가끔 영어가 섞이는데 자기 딸이 GVC 학교의 교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10시에 Camandag을 출발하여 11시 30분에 Leon에 도착했습니다. 지난번에 40분 걸어서 내려오던 길을 지프니로 가는데 45분이 걸렸습니다. 출발하자마자 마을 입구에서 짐을 싣느라고 짐을 지붕 위에 실었다가, 다시 사람들이 다 내리고 짐을 앞자리에 싣고, 다시 사람들이 타고 하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데다가, 산 중턱에서 길이 미끄러운 곳을 빠져나가느라 한참 걸렸습니다. 조수가 삽질을 하여 바퀴가 빠지는 부분을 정비하는데 아마도 초보 조수인가 봅니다. 나중에 그 자리에 돌을 놓으니까 잘 넘어가는 것을... 차가 엔진소리를 크게 낼 때는 사람들이 다 같이 앉은자리에서 힘을 쓰는 것 같습니다. 몸을 앞으로 쏠리게 하면서 차가 그곳을 빠져나가는데 몸으로 일조를 하는 듯합니다.

   

  Leon에서 다시 일로일로 가는 지프니를 갈아타고 바로 출발하여 저의 집 앞에서 내렸습니다. 마침 우리 집이 Leon에서 일로일로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다행입니다.

   

  현장에만 다녀오면 드는 생각은 불쌍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들에 비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서 버리는 것들만 모아다 주어도 이들에게는 큰 자원이 됩니다. 지프니 같은 차들은 한국서 폐차한 부품들을 고철로 사다가 다시 조립한 차입니다. 마이크가 성능이 좋으냐 안좋으냐가 문제가 아니라, 소리가 나느냐 안나느냐가 문제입니다. 학교에 간다고 가방을 메고 다니기는 하지만 그 속에는 책이 없습니다. 책이 모자라서 학교에 놔두고 공동으로 보고 개인은 공책만 소유하는 과목이 있습니다. Leon town까지 나가는 차비 800원이 없어서 농산물을 마을에서 업자에게 팝니다.

     

  저희 동네에는 요즘 몇일간 Fiesta가 진행중입니다. 카톨릭의 축제인데, 마을마다 수호성자들이 있는데 그를 기념하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축제 행사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고 카지노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하며 즐기는 것입니다. 마치 도박장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300년간 카톨릭 문화에 익숙해 있어서, 만나는 사람에게 하나님을 믿느냐고 하면 거의 전부가 "sure"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오직 예수님만을 구세주로 믿고 있는 진정한 기독교인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이곳 파나이 섬의 기독교인이 10%라고 합니다.

   

  그런데 Camandag이나 Bulwang 같은 지역은 카톨릭에 물들지 않아서 마을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입니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영적 성숙을 위해 기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물질만 있으면 됩니다. 이곳에는 이미 영적인 기반이 잘 다져 있습니다. Bulwang의 젊은 총각 목회자가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그 마을의 영적 성숙도가 상당합니다. 이들에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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